영화 「악이 도사리고 있을 때」 감상
플롯은 신선하고, 영상은 충격적입니다.
‘페드로(에지킬 로드리게스)’ 형제는 마을에 들어온 악령을 마주합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불길함에 마을에서 악령을 없애보려고도 하고, 악령으로부터 도망치려고도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습니다.
결국 페드로와 악의 대결 구도가 되는 영화인데요. 영화가 이 둘을 다루는 방식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먼저 악을 대하는 자세입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페드로와 악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고, 페드로들에게 악은 해치워야 할 존재입니다.
하지만 페드로의 엄마 ‘사라(파울라 루빈스타인)’는 조금 다르게 이야기합니다. 악은 늘 우리 옆에 있으며, 7가지만 조심하면 괜찮다고 말이죠.
동시에 사라가 말한 7가지 규칙이 얼마나 쉽게 깨어졌는지 생각하면 삶에서 악은 피할 수 없다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페드로 역시 독특한 주인공이었습니다. 이웃을 동정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흔한 주인공으로 시작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며 드러나는 그의 속내는 거칠고 무책임하고 약합니다. 흔한 주인공감은 아니지요.
결말부에 다다르면 왜 그런 페드로가 주인공이었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결말부는 전부 충격적이었습니다.
악이 태어나는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이라 아직도 생생합니다. 여기서 그대로 영화가 끝나도 저는 납득했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기에 대체 뭘 더 보여주려 그러나 생각하기도 했는데요. 마지막에 페드로의 장남 ‘하이르(에밀리오 보다노비치)’가 보여준 시선은 정말 오싹했습니다. 악의 탄생이 아니라 여기가 정점이었구나 싶었어요.
이후로 영화를 몇 편 더 보았는데, 아직도 계속 떠오르는 건 이 영화입니다. 그만큼 강렬하고 인상 깊은 영화였습니다.
초반의 불길한 분위기 표현이 훌륭했고, 점프 스케어가 거의 없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다만, 고어 장면이 포함되어 있으니 호불호는 크게 갈릴 것 같습니다.
잔뜩 부풀어 오른 사람이나 흘러나온 내장 같은 시각적 장면은 청불 호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 가능한 범주입니다. 오히려 간접적으로 표현되는 몇몇 상황은 금기에 가까운 것들이라 불쾌감을 강하게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고어물이라길래 일찌감치 볼 생각을 접었던 영화였습니다. 잔인하고 징그러운 장면을 좋아하지 않아서요. 개봉 후 야금야금 들려오는 호평에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봤는데, 못 참아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영화 정보
관람 정보
- 청소년 관람불가(폭력성, 공포)
- 제56회 시체스 영화제 작품상 수상
- 쿠키 영상 없습니다.
예고편
관람 기록
- 악이 도사리고 있을 때
- When Evil Lurks
- 롯데시네마 기흥 6관
- 2024년 10월 14일
- ★★★☆ 금기도 깨고 예상도 깨고
이미지 출처 : CGV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