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통의 가족」 감상
각자 다른 입장에 선 4명의 부모를 통해 물질적 가치와 양심을 끊임없이 저울질합니다. 그들 중 누군가의 선택이 이해가 될 때는 불편함이,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불쾌함이 진동합니다.
보통이 아닌 가족이 보통이 아닌 사건을 만나 보통이 아닌 선택을 하지만, 그 기저에는 공감할 만한 무엇이 흐를 것이라 예상했는데요. 마지막이 조금 애매합니다. 각자의 가치와 경험에 따라 누군가는 우리의 일면이라 공감할 테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영화는 흥미롭고 짜임새가 좋습니다.
우선, 영화는 비슷한 두 사건을 함께 가져갑니다.
재벌 집 셋째 아들이 악의를 가지고 사람을 치어 죽이는 사고가 있습니다. 형 ‘양재완(설경구)’은 가해자의 변호를 맡았고, 동생 ‘양재규(장동건)’는 피해자의 치료를 맡았습니다. 형은 돈을, 동생은 양심을 추종하는 모양새입니다.
영화 중반, 두 형제의 아이들이 노숙자를 폭행하는 사고를 칩니다. 이 사고에 대해서도 형제의 의견을 갈라집니다. 형은 아이들의 미래와 자신들의 안녕을 우선시하고, 동생은 자수와 책임을 주장합니다. 앞의 사건에서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입장이지요.
그렇다고 해도 내 아이의 일이 되니 어느 한쪽을 선택하고 관철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니, 선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형은 자신이 변호를 맡고 있는 첫 사건의 가해자를 보며 자기 아이의 미래를 떠올렸겠지요. 그리고 자신의 선택이 옳은가 갈등합니다.
동생은 자신이 치료를 맡고 있는 첫 사건의 피해자를 보며 자기 아이의 죄를 돌아봤을 겁니다. 예배당에서 우연히 만난 피해자를 피해 허겁지겁 달아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가 어떤 기도를 올리고 있었을지 상상되는 부분이지요.
비슷한 사건, 하지만 입장이 다른 사건을 나란히 두니 형제의 선택이 더욱 적나라하게 다가옵니다.
또, 영화는 아버지와 자식을 함께 가져갑니다.
사회적 성공과 부를 추구하는 아버지 아래서 자란 딸은 아버지의 성향을 쏙 빼닮았습니다. 죄를 무죄로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하고, 자신의 대학 합격이 중요하고, 그 보상으로 받을 선물이 중요합니다.
작은 벌레를 눌러 죽인 아들과 큰 고라니를 치어 죽인 아버지는 삶의 방향이 같습니다. 정정당당과 책임을 말하는 껍데기는 거짓이고, 참회와 선행을 말하는 알맹이는 허상입니다.
아버지처럼, 부모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괴물은 어디서 태어나고 어떻게 자라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과연 형제는 이 대물림을 끊을 수 있을지 직접 확인해 보세요.
영화 정보
관람 정보
- 15세 이상 관람가(주제, 폭력성, 모방위험)
- 쿠키 영상 없습니다.
예고편
관람 기록
- 보통의 가족
- A Normal Family
- 롯데시네마 기흥 1관
- 2024년 10월 16일
- ★★★ 보통은 보통 보통이 아니더라
이미지 출처 : CGV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