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 녀석 맛나겠다」 후기 - 웨이브
하트와 맛나가 번갈아가며 저를 울리네요😭
우리나라엔 2011년에 개봉한 옛 작품입니다. 캐릭터 디자인이 조금 묘하고 동화(動画)도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데, 훌륭한 연출이 아쉬움을 다 덮고도 남습니다!!
주인공 ‘하트’는 육식공룡입니다. 원작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였는데 영화에서는 왕턱 공룡이라고 나오네요. 조금 더 동화적으로 바꾼 것 같아요.
어느 날 하트는, 홀로 알에서 막 깨어난 안킬로사우루스(초식공룡)의 새끼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고 녀석 맛나겠다’며 입맛을 다시지요.
하지만!! 알에서 깨어난 새끼 안킬로사우루스는 하트가 자신에게 ‘맛나’라는 이름을 지어준 아빠 공룡이라 착각합니다.
눈을 빛내며 자신을 아빠라 부르고, 짧은 다리로 뽈뽈뽈 자신에게 다가오는 이 새끼 공룡을 하트는 무시하지 못합니다. 사실 하트에게는 초식공룡에 대한 남다른 추억이 있거든요.
조금 더 키워서 먹겠다는 핑계로 맛나를 돌보기 시작한 하트!
비상식량이라는 중얼거림과 달리 하트의 부성애는 빛납니다. 맛나를 보호하고, 자신은 먹지 않는 풀과 과일을 먹이고, 위험하게 혼자 멀리 나갔다며 혼을 내기도 하고, 독립을 위한 훈련을 시키기도 합니다.
기어코 맛나를 떠나 보낼 때, 그리고 맛나를 위해 자신의 터전을 포기할 때, 하트의 모습은 아버지이자 부모, 그 뿐이죠.
여기서는 하트와 맛나 이야기만 다뤘습니다만, 영화는 하트의 일대기이자 모험담에 가깝습니다.
하트가 태어나고, 이질적이지만 사랑 넘치는 가정에서 자라고, 독립하여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친구와 가족을 만들고, 새 보금자리를 이룹니다. 부모를 잊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도 하지요. 사람의 인생 같지 않나요?
아이들이 보기 좋게 너무 복잡하지 않으면서, 어른들도 볼만한 주제와 깊이가 있습니다.
참고로 2편, 3편도 있습니다만... 그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싶을 만큼 연출과 지향점이 다릅니다.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면, 저와 같은 우를 범하지 마시고 차라리 원작 동화책을 찾아보세요.
내 맘대로 덧붙임
아래는 주요 이야기의 부분적 누설이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하트와 라이트
초식공룡 마이아사우라인 ‘엄마’는 물에 떠내려 오는 묘한 알을 주워 자신의 알과 함께 돌봅니다. 그렇게 하트와 라이트가 태어납니다.
원작 동화에서는 따듯한 마음을 가지라며 ‘하트’, 밝은 아이로 자라라며 ‘라이트’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둘은 애정 가득한 어머니 아래 사이 좋은 형제로 자라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충족되지는 않습니다.
하트는 육식공룡이니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초식공룡인 엄마는 이걸 알려줄 수 없습니다. 풀은 못 먹고 몇몇 열매만 먹고 자라다 보니 영양이 부족해 빼빼 마른 아이가 됐어요.
한편 라이트는 무리를 잃었습니다. 본래 마이아사우라는 안전과 생존을 위해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데, 라이트는 그렇지 못하죠. 하트가 떠난 후 라이트는 마이아사우라 무리로 돌아가지만 부채감은 남습니다.
그렇다고 이 만남이 실패인 것만은 아닙니다.
초식공룡과 함께 한 기억은 하트가 맛나를 돌볼 수 있게 했고, 하트와 라이트의 만남은 마이아사우라 무리를 위험에서 구했으니까요.
그리고 ‘엄마의 아이라서 행복했다’는 하트의 작별 인사처럼 남긴 것이 분명 존재합니다.
영원은 없지만...
영화는 ‘언제까지나 함께 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 하트는 ‘어떡해, 고기가 맛있어’ 하고 울며 엄마와 라이트를 떠납니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맛나도 언젠가는 하트를 떠나 독립을 하겠지요.
또 다른 곳에서는 ‘베콘’이 늙어가고 있습니다. 힘이 없어 움직이지 못하고, 눈 앞에 맛나가 나타나도 이가 약해 잡아먹지 못합니다. 동족들이 먹이를 챙겨줘 연명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그마저도 뜸해 졌다니 상황이 좋지는 않습니다.
영원하지 않다는 건 자연의 섭리입니다. 아이는 자라서 독립하고, 나이를 먹고 늙어 죽게 됩니다. 영원한 개체는 없습니다.
그래도 모든 게 끝은 아닙니다.
하트는 엄마, 라이트와 헤어졌지만 맛나와 페로페로를 만났습니다. 맛나도 언젠가 하트와 헤어져 새로운 인연을 만나겠지요.
베콘은 최후를 기다리는 듯 하지만, 오늘도 누군가 고기를 가져다 주네요. 영원하지 않다고 오늘을, 내일을 살지 않는 건 아닌가 봅니다.
관람기록
- 고 녀석 맛나겠다
- おまえ うまそうだな
- 웨이브
- 2024년 8월 19일
- ★★★★☆ 하트도 맛나도 나를 울렸어
소개
관람 정보
- 전체관람가
- 쿠키 영상 없습니다.
예고편
이미지 출처 : CGV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