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마존 활명수」 감상
무거운 배경 위에서 가벼운 이야기가 질주합니다.
바탕을 이루는 이야기는 의외로 가볍지 않습니다.
주인공 ‘조진봉(류승룡)’은 한때 양궁 국가대표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골드만 물산의 직원입니다. 실적도 근태도 좋지 않은 그는 구조조정 1순위에 올라 있습니다.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는, 남미 아마존 우림에 위치한 국가 볼레도르에서 금광 개발권을 따오는 것.
한편 볼레도르에는 밀림을 개간하려는 정부와 숲속 부락을 지키려는 원주민의 갈등이 있습니다. 조진봉은 볼레도르의 양궁 감독이 되어 양자를 연결하는 매체가 됩니다.
이런 이야기가 초반에 펼쳐지면 영화의 끝도 그 모습이 보이는듯하지요.
하지만 배경은 배경일 뿐!
영화는 전반적으로 가볍고 빠르게 흘러갑니다.
초반 볼레도르의 갈등은 잽싸게 봉합됩니다. 그런 걸 보여줄 시간에 웃긴 장면을 하나라도 더 넣겠다는 의지가 보이네요.
조진봉과 선수들은 한국에서 5개월간 대회를 준비하며 여러 사건사고를 벌이는데요. 호흡이 긴 이야기는 거의 없고, 단락적인 해프닝 몇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속도감이 있어 처지는 구간이 없습니다.
대신 깊이감은 많이 생략됐지요. 인물은 전형적이고, 상황도 뻔합니다. 딱 보면 척하고 알 수 있게 만들었어요. 가볍게 웃으려고 보는 영화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희생한 게 있으면 그만큼 웃겨야 하는데... 조금 애매하지 않나 싶습니다.
일단 한방이 부족합니다. 자잘하게 웃기는 장면은 꽤 많은데, 크게 터지는 구간이 없습니다. 심지어 후반은 드라마에 집중해 애초에 웃음 포인트가 거의 없고요.
더불어 웃음은 대체로 배우에게 의존하는 방식입니다. 자연스럽게 웃기는 상황으로 전개되는 건 두세 번 정도일까요? 연기가 좋아 많이 웃었지만 선호하는 유형은 아니었어요.
게다가 일부 개그는 표현이 옛날식입니다. 예를 들어 멧돼지가 날아가는 장면은 일부러 부자연스럽게 만들었어요. 뿅~ 하는 효과음이 붙을 것 같은 장면으로, 옛날엔 먹혔던 방식인데 지금은... 아무래도 호불호를 타지 싶습니다.
그래도 과하거나 불쾌하지 않아 가볍게 보기는 좋습니다. 후반 감동 코드까지 더해,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에 어필할 영화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영화 시작 전 광고 시간에 활명수 광고가 있었습니다. 영화와도 살짝 관계가 있으니 일찍 들어가서 광고도 보면 하나의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음향과 아마존 우림이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장면이 좋았습니다. 분위기 있는 멋진 장면도 여럿 나왔지요.
아쉬운 점이 없진 않지만 킬링 타임용으로 볼만합니다.
영화 정보
관람 정보
- 12세 이상 관람가(폭력성, 대사, 공포)
- 쿠키 영상 있습니다. 엔딩 크레딧 초반에 나옵니다.
예고편
관람 기록
- 아마존 활명수
- AMAZON BULLSEYE
- 롯데시네마 기흥 2관
- 2024년 10월 30일
- ★★★ 빠른 진행과 가벼운 웃음에 족쇄 같은 드라마
이미지 출처 : CGV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