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얼 페인」 감상
사촌지간인 ‘데이비드(제시 아이젠버그)’와 ‘벤지(키에란 컬킨)’는 함께 폴란드로 여행을 떠납니다. 과하게 사촌을 챙기는 데이비드와 무언가 나사가 빠진듯한 벤지의 충돌이 함께합니다.
둘의 좌충우돌에 키득키득 웃으며 그들의 내면을 조금씩 들여다보게 되고, 각자의 고통을 알게 되며 자연스레 데이비드와 벤지에게 젖어들게 됩니다.
리얼 페인은 삶의 고통과 웃음을 섬세하게 어루만지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과거의 비극을 돌이켜보는 홀로코스트 투어를 배경으로 합니다. 하지만 홀로코스트에 대한 이야기에 매몰되지 않습니다. 과거의 거대한 고통을 배경으로, 현대인의 고통을 이야기합니다.
홀로코스트를 겪은 1세대, 맨몸으로 시작해 성공을 일궈낸 2세대와 비교해 부모 밑에 얹혀사는 3세대는 농담거리로 사용되지만, 영화는 진지하고 잔잔하게 3세대의 고통을 비춥니다. 이 고통 역시 진짜 고통이라 말하는 것 같지요.
그렇다고 역사를 과거의 일이라 치부하며 잊으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역사라는 큰 덩어리 안에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고통이 실존했음을 짧지만 강렬하게 보여주지요.
삶의 고통에 대해 말하는 한편, 영화 곳곳에서 웃음이 피어납니다. 우리 삶에서 고통을 떼어낼 순 없지만, 웃음 역시 함께한다 말하는 것 같습니다.
조상들은 이 열차의 꼬리 칸에서 괴로워했는데 우리는 1등석에서 즐겨도 되는 것이냐 외치던 벤지가, 소동을 일으킨 후 다시 1등석에 앉아서 너스레를 떠는 모순적인 모습은 웃음과 고통이 교차하는 우리 삶의 일면처럼 보입니다.
아름다운 쇼팽의 피아노곡과 함께 그들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니 깊이 있는 인물과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영화 정보
관람 정보
- 15세 이상 관람가(대사, 약물, 모방위험)
- 쿠키 영상 없습니다.
예고편
관람 기록
- 리얼 페인
- A Real Pain
- CGV 오리 4관
- 2025년 1월 15일
- ★★★★ 고통과 웃음, 모순의 조각들로 빛나는 삶
이미지 출처 : CGV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