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을 읽으며 #6
신곡 영문판을 읽으며 겸사겸사 표현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편의상 문장 전체가 아닌 일부만 가져왔습니다. 일상용어가 아닌 시적인 표현이 많으니 참고해서 봐주세요.
Inferno: Canto VII
다음 고리로 가는 길에 플루톤과 마주칩니다. 플루톤은 명계의 신으로 로마 신화에서는 플루톤이고, 그리스 신화에서는 하데스에 해당하지요.
more than elsewhere 어느 곳에서보다 많은
Here saw I people, more than elsewhere, many,
on one side and the other, with great howls,
rolling weights forward by main force of chest.
여기서 나는 어느 곳에서보다 많은 사람을 보았다.
그들은 이곳 저곳에서 커다란 비명을 지르며
무거운 짐을 가슴으로 굴리고 있었다.
네 번째 고리인 제4층, 탐욕 지옥(Avari e prodighi)로 들어서자 다른 어느 곳보다도 많은 영혼들이 보입니다.
그들은 왜 쓰기만 하느냐, 왜 모으기만 하느냐 서로를 비난하며 무거운 짐(=금화 주머니)을 굴리고 있습니다. 낭비가 심한 자들과 인색했던 자들인데요. 양 극단의 부류가 같은 벌을 받는다는 게 재미있죠. 낭비든 인색함이든 주위에 베풀지 않고 자신만을 위했다는 공통점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undiscerning life 방탕한 생활
The undiscerning life which made them sordid
now makes them to all discernment dim.
무분별한 삶이 그들을 더럽게 만들었고,
이제 그들을 알아볼 수조차 없게 만들었다.
transient farce 덧없는 웃음거리
Now you can, Son, behold the transient farce.
아들아, 이 얼마나 덧없는 일인지 보아라.
재화나 흥망은 운명에 의해 끝없이 옮겨가는 것인데 인간들은 이를 위해 싸운다며, 덧 없는 일이라 베르길리우스는 한탄합니다.
set out 출발하다
Already sinks each star that was ascending
when I set out, and loitering is forbidden.
내가 출발했을 때 떠올랐던 별들이
이미 져버렸으니 꾸물거릴 수가 없구나.
Inferno: Canto VIII
다음 제 5층은 분노 지옥(Iracondi ed accidiosi)입니다. 그곳의 영혼들은 화가 난 얼굴로 서로를 물어뜯고, 그들이 내쉬는 한숨으로 수면이 부글거립니다.
for this once 이번만은
Phlegyas, you cried out in vain for this once.
플레기아스 이번만은 쓸데없는 외침이다.
스틱스의 뱃사공 플레기아스가 단테를 보고 새로 온 영혼이라 생각하자, 베르길리우스가 막아섭니다. 그리고 플레기아스의 배를 타고 무거운 죄를 지은 영혼과 악마가 사는 ‘디스(Dis)’라는 도시로 향합니다.
moat 해자
We arrived within the moats profound,
that circumvallate that disconsolate city.
우리는 수심에 잠긴 도시를 둘러싼
깊은 해자에 도착했다.
eyes cast down 눈을 내리깔다
His eyes cast down.
그는 눈을 내리깔고 있다.
도시 디스(Dis)의 입구에서, 하늘에서 추방된 천사들은 단테와 베르길리우스가 도시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입구가 닫히자 베르길리우스는 한숨을 쉬며 돌아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