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흘」 감상
안치-입관-발인으로 이어지는 사흘간의 장례식과 사흘 만의 부활, 한때 악마가 들렸던 구마 사제, 이식된 심장을 따라온 악마, 러시아 정교회 등 맛깔난 소재를 늘어놓고는, 지독한 부성애로 끝을 냈습니다.
소재 하나하나는 흥미롭고 기대가 되는데 막상 열어보면 잘 꿰어지지 않았달지, 맞추다 만 퍼즐처럼 흐트러져 있습니다. 이 퍼즐을 마무리해야 하는 것은 관객인데, 완성하기엔 또 조각이 부족해요.
장례식과 부활은 사흘이 걸린다는 공통점 외엔 뭣도 없고, 러시아 정교회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고, 구마 사제 ‘반해신(이민기)’은 뭔가 성장한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데 정작 제 눈엔 계기도 달라진 점도 안 보이니 어리둥절할 뿐입니다.
주인공인 ‘차승도(박신양)’가 왜 저리 온갖 곳에 민폐를 끼치는지 그 이유도 잘 봉합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죽은 딸이 보내는 호소와 부활을 꾀하는 악마의 유혹이 섞여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어요.
그래도 이야기는 대체로 속도감 있게 달려갑니다. 구구절절한 설명 대신 상상 가능한 이미지로 보여주고, 현재와 회상을 오가는 구성으로 시간대를 꼬아 짧고 빠르게 몰아칩니다.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분위기를 즐기자면 또 볼만한 영화예요.
더불어 영화를 적당히 안 무섭게 만들었습니다. 제 1장르가 호러인데 무섭지가 않아요. 점프 스케어가 몇 번 있긴 한데 약합니다. 곧 나온다며 미리 알려주기도 하고요. 나방이 꽤 나오는데 이것도 뭔가 징그럽지 않게 적당히 색을 뺐네요.
본격적인 오컬트 호러를 기대하고 가셨다면 실망하실 것 같고, 무서운 걸 피해 맛보기만 하고 싶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 정보
관람 정보
- 15세 이상 관람가(주제, 폭력성, 공포)
- 쿠키 영상 없습니다.
예고편
관람 기록
- 사흘
- Devils Stay
- 롯데시네마 기흥 5관
- 2024년 11월 14일
- ★★☆ 오컬트? 호러?? 미스터리???
이미지 출처 : CGV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