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딜리버리」 감상
젊은 연인 ‘미자(권소현)’와 ‘달수(강태우)’는 예기치 않게 생긴 아이를 낙태할 생각입니다. 새 생명을 책임지기엔 둘의 삶이 녹록지 않거든요.
그 앞에 아이가 필요한 불임 부부 ‘귀남(김영민)’과 ‘우희(권소현)’가 나타납니다.
두 쌍의 부부는 계약을 합니다. 태어날 아이를 귀남 부부가 데려가는 대신, 그에 따른 물질적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계약입니다.
철없는 계약과 배경이 되는 현실은 씁쓸한 맛이 있는데요. 태어날 아이를 둘러싼 좌충우돌 코미디와 그 아래로 흘러가는 사랑과 신뢰, 책임감이라는 주제가 쓴맛을 중화시킵니다.
가벼운 듯 무거운 독특하고 재미있는 영화예요.
‘딜리버리’라는 제목도 흥미롭습니다.
영어 딜리버리(Delivery)는 배달이라는 뜻도, 출산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병원 장면에서 카메라는 ‘분만실 / Delivery Room’이라 적힌 명패를 또렷이 비추기도 합니다.
아이는 미자에게서 태어나 우희에게로 배달됩니다. 성격도 배경도 정 반대인 미자와 우희는, 낳는 자와 받는 자로 입장마저 양 극에 서 있습니다.
영화 초반 미자는 갑자기 굴러 들어온 큰 수입에 과감한 쇼핑을 즐깁니다. 적지 않은 금액의 노란 원피스를 사서 바로 입고 신나게 달려가죠. 그리고 후반, 초대받은 파티에서 다시 입은 이 옷은 전과 다르게 초라해 보입니다.
한편, 남자에게서 여자로 정자가 배달되거나 배달되지 않는 사고도 있습니다. 달수는 귀찮다고 콘돔을 사지 않아 배달하지 말았어야 할 정자를 떠넘겼고, 귀남은 무정자증이라 애초에 배달할 것이 없거든요.
산부인과 의사인 귀남은 낙태 수술을 하고, 달수는 택배를 배달하는 배송기사로 일한다는 대비도 맥락이 같습니다.
귀남과 우희가 아이를 바라는 이유인 상속 역시 전달이라는 점에서 배달과 결이 비슷해 보이네요.
더불어, 미자와 우희, 귀남과 달수라는 이름도 상징적인데요. 각기 어떤 캐릭터인지 직접 확인해 보세요―😎
영화 정보
관람 정보
- 15세 이상 관람가(주제, 모방위험)
- 쿠키 영상 없습니다.
예고편
관람 기록
- 딜리버리
- Delivery
- CGV 오리 8관
- 2024년 11월 22일
- ★★★ 아이와 함께 배달된 것은 책임감과 사랑
이미지 출처 : CGV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