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은 수녀들」 감상
구마가 재미가 없습니다. 이 장르 구마는 액션도 아니고 한풀이도 아니고 악마와의 밀당인데, 검은 수녀들의 구마에는 밀당이 없습니다.
그도 그럴만한 게 주인공인 ‘유니아(송혜교)’가 너무 단단합니다. 인간적인 고민이 없으니 악마의 유혹이나 협박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밀리질 않아요.
그렇다고 구마가 술술 되거나, 악마가 영악한 것도 아닙니다. 장면이 멋지거나 분위기가 사는 것도 아닙니다. 하다못해 무섭지도 않아요. 그냥 지루한 대치만 이어집니다. 분량도 적지 않은데요...
구마가 장르의 핵심인데, 구마가 나올 때마다 재미가 뚝 떨어지니 영화가 기를 펼 수가 없습니다.
물론 이를 대신한 소재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고뇌가 없는 유니아에겐 성차별과 비협조라는 사회적 난관이 주어집니다. 구마 의식에는 무당과 굿이 끼어들어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사회의 압박에도 구마, 즉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의지일 테고, 그나마 영화가 살아나는 부분입니다.
소재는 소재일 뿐, 주제가 되진 못했지만요.
결말은 많이 아쉽습니다. 안 그래도 재미없는 구마 의식 끝에 간신히 찾아온 결말인데, 뻔해도 너무 뻔합니다. 신파 분위기까지 슬쩍 얹어놨네요.
유니아를 강하고 주도적인 여성이자 성모 마리아 같은 존재로 그리고 싶었던 것 같은데, 이도 저도 아니고 이해도 납득도 가지 않는 인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애초에 영화에 유니아를 이해하거나 유니아에게 몰입할 이야기가 제시되지 않고, 몸짓 하나 대사 하나로 공감할 보편적인 인물도 아니니까요. 결국 ‘성수 목욕’과 ‘너의 이름은?’이라는 인상만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쿠키 영상은 없고, 엔딩 크레딧 중간에 기도문이 소리로만 나옵니다.
영화 정보
관람 정보
- 15세 이상 관람가(주제, 대사, 공포)
- 쿠키 영상 없습니다. 엔딩 크레딧 중간에 기도문이 소리로만 나옵니다.
예고편
관람 기록
- 검은 수녀들
- Dark Nuns
- 롯데시네마 기흥 1관
- 2025년 1월 24일
- ★★☆ 오컬트에 동네 뒷산 약수물 끼얹기
이미지 출처 : CGV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