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거미집」 관람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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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독특한 면이 있는 영화라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싶어요. 저는 내내 웃으면서 봤는데, 관객이 꽤 있었음에도 주위는 조용하더라구요. 중간부터는 외투로 입 틀어막고 끅끅대며 조용히 웃었어요ㅎㅎ
제 취향에 맞는 영화라 평이 후할 수도 있으니 참고해서 봐주세요😎
아, 그리고 마지막에 '끝' 나온 후에 내용이 조금 더 있어요. 서둘러 나가려다 뒷 얘기가 나와 다시 앉는 분들이 있길래 참고 삼아.
소개
관람 정보
- 15세 이상 관람가 (주제, 폭력성, 약물)
- 쿠키 영상 없습니다.
줄거리
첫 작품 이후로 시시한 치정극만 찍는다는 조롱에 시달리는 '김감독(송강호)'. 막 촬영을 마친 영화 '거미집'도 맘에 차지 않는지 며칠째 밤마다 같은 꿈을 꿉니다. 꿈에서는 자신이 바라는 영화의 장면이 생생히 지나가고, 그대로만 찍으면 걸작이 될거라는 확실에 이틀간의 추가 촬영을 계획합니다.
하지만 새 대본은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배우들은 추가로 촬영할 시간이 부족하고, 제작자인 '백회장(장영남)'은 그를 무시합니다. 제작사의 후계자 '신미도(전여빈)'의 도움으로 어떻게 어떻게 촬영을 시작하지만, 촬영장은 각종 사고와 온갖 소동으로 들썩이는데요.
과연 김감독은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만든 작품은 진짜로 세기의 걸작이 될까요?
예고편
티저 예고편이 워낙 좋아서 추가했어요. 경쾌하고 수려한 배경음악과 함께 영화처럼 차르륵 흘러가는 영상이라 보고 또 봐도 좋더라구요.
감상
흔히 영화가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강처럼 흘러간다면, 이 영화는 제목처럼 거미집 같은 영화였어요. 별별 것들이 다 얽혀있거든요.
우선, 이야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김감독이 영화를 다시 찍는 이야기는 컬러로, 김감독이 찍은 영화(극중극)는 흑백으로 나와요. 전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흘러가고, 후자는 장면장면이 짜집기 되어 있어요.
김감독이 영화를 찍는 이야기는 대체로 블랙 코미디 분위기예요. 우당탕당 재촬영 대소동 같은 느낌으로 시끌벅적하게 흘러가요.
김감독이 찍은 영화는, 치정 복수 괴기 스릴러? 그 시절의 대사톤과 표현을 살짝 과장해서 가져온지라, 관객인 제가 보기엔 그냥 웃기고 재미있네요. 분량이 꽤 많은 편이라 이게 취향에 안 맞는다면 고역일지도...
더불어 김감독이 모셨던 신감독에 관한 회상은 드라마 분위기로, 짤막하지만 무겁게 들어갔어요.
이렇게 이야기마다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만, 들여다보면 서로를 비추고 있어요. 이쪽의 치정은 저쪽의 불륜으로, 저쪽의 복수는 이쪽의 배신으로, 신감독은 김감독으로, 김감독은 조연출로. 자잘하게 얽혀있고 서로를 투영하는 모양새라 흥미롭네요. 또, 영화는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으니 이것도 같은 결일까요?
그러고보니 감독 의자에 '검열'이라고 쓰여 있어서 뭔가 했거든요. 시대상을 따라 세트장에 반공이니 방첩이니 하는 표어가 붙어있어서 그 연장선상에 있는건가 했는데, 후반에 제대로 나올 때 보니 그게 아니더라구요ㅎㅎ
별거 아닌 것처럼 대사가 휙휙 지나가는데, 끝내고 보면 의미가 있는 것들이 많았어요. 개인적으로 '나만 이 엔딩이 이해가 안 가니?' 하는 질문과 '거미는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는 대사가 기억에 남네요.
여러 사람들이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 것 같지만, 어디까지나 영화의 핵심은 김감독이에요. 성공적이었던 데뷔작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고 싶은 김감독의 몸부림이랄까요. 가볍게 보면 적당히 웃기는 코미디고,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자면 곱씹을게 많은 드라마 같아요.
참고로 엔딩은 매듭 없는 열린 결말에 가까워요. 추가 촬영을 마치고 빈 세트를 바라보며, 또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가 상영된 후 김감독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대사랑 장면 등에 패러디가 여럿 보였고, 극중극에는 얄딱구리한 정사씬과 칼로 찌르는 장면 등 살짝 과격한 면도 있어요. 지금 보기엔 순하디 순한 맛 정도지만요.
커다란 세트장이 세세한 부분까지 표현되는만큼 영화관에서 볼만합니다. 다시 볼 생각 있습니다.
관람기록
- 거미집
- Cobweb
- 롯데시네마 기흥 7관
- 2023년 9월 27일
- ★★★★ 세기의 걸작은 고해성사로부터
- 거미집
- Cobweb
- CGV 기흥 6관
- 2023년 9월 27일
- ★★★★ 미친놈들의 유쾌한 향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