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 관람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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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 어느 편에서던가,
'오렌지 주스가 영어로 뭔지 알아?'
'. . . . . .'
'델몬트!'
하는 개그에 낄낄 웃었는데, 나중에 친구가 그게 웃겼냐고 진지하게 묻더라구요ㅎㅎ
흥행과는 별도로 가문의 영광 시리즈가 평점이 높은 영화는 아니긴한데, 이번 편은 특히나 평점이 낮아 보이네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코미디 장르에 호불호가 거의 없어서, 어지간하면 평타라 생각하는지라 보고 왔습니다.
빠르게 결론부터 말하자면, 코미디 자체는 대충 평타인데 양이 너무 적었어요. 나머지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구요. 특히 중반부터는, 음...🙄
소개
관람 정보
- 15세 이상 관람가 (대사, 약물, 모방위험)
- 쿠키 영상 1개 있습니다. 짧아요.
줄거리
'장진경(유라)'과 '박대서(윤현민)'는 한 침대에서 눈을 뜨고 기함합니다. 각자 클럽에서 놀았던 기억은 있는데, 어쩌다 한 집에 들어와 함께 잠을 잤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전혀 없어서요.
어쨌든 각자 갈 길을 가자고 헤어졌는데, 진경의 오빠들이 대서의 사무실에 쳐들어와 간밤의 책임을 지라며 협박을 시작합니다. 둘은 이 상황을 해결하려 애를 쓰지만, 어떻게든 둘을 결혼시키려는 장씨 가문의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애매한 데이트를 이어가는데요.
과연 진경과 대서는 깔끔하게 헤어질 수 있을까요?
예고편
감상
평이 별로 좋지 않으니 즐겁게 보시려면 뒤로 가기-🙄
일단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는 두 줄기가 있습니다. 1편과 5편의 쓰리제이파와 2~4편의 백호파.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1편 플롯에 백호파를 조합했어요. 이야기의 큰 흐름과 대부분의 설정은 1편 '가문의 영광' 것을 그대로 가져오고, 주인공은 쓰리제이파에서 백호파로 변경됐어요.
물론 바뀐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변화가 적어 새 작품이라기보다는 '가문의 영광'을 현대화한 느낌이에요. 게임으로 치면 리마스터링 정도?
다만, 아쉽게도 변화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아요.
영화 초반은 이야기 흐름부터 대사까지 원작을 따라가며 자잘한 코미디가 펼쳐져요. 저는 여러번 키득키득 웃었고, 이때만 해도 코미디로는 나름 괜찮지 않나 생각했어요.
중반에 들어서면 점점 원작과 차이가 벌어지는데, 불행히도 원작에서 멀어질수록 재미도 없어지네요.
가장 크게 바뀌었고 그 영향도 큰 건 여주인공인 진경입니다. 원작의 '진경(김정은)'은 말 그대로 참한 아가씨였어요. 이런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으니 리턴즈의 '진경(유라)'는 주도적이고 능력있는 여성으로 바뀌었습니다. 당연한 변화죠.
문제는 그 후인데요...
원작의 진경은 시작에선 조용하고 인물이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며 숨겨져 있던 상반된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줍니다. 가족을 아끼는 순진하고 소극적인 캐릭터와 쌍욕을 내뱉는 거침없는 캐릭터의 갭이 굉장히 커요. 그만큼 매력적인 인물이 되었구요.
리턴즈의 진경은 이런 갭이 거의 없어요. 시작부터 괄괄한 캐릭터인데, 중후반에도 계속 그래요. 결과적으로 강하긴한데 밋밋한 캐릭터가 됐네요.
대신 이상한 갭은 생겼어요. 밖에서는 강한 성격을 거침없이 드러내는데, 자기 가족에게는 찍소리도 못하고 얌전해지거든요💦 조금만 손보려다 보니 오히려 밸런스가 깨진 느낌이에요. 이런 인물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매력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두번째는 대서인데요. 여긴 더 처참해요. 원작의 '대서(정준호)'는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인물이었어요. 서울대 법대 출신에 성공한 벤처 사업가의 엘리트지만, 푼수끼와 주책맞은 성격도 있고, 현실 감각도 좀 떨어지고, 고압적이지만 속은 착하고 등등.
리턴즈의 '대서(윤현민)'는 그냥 돈 잘 버는 쫄보가 됐네요? 바람 피우는 여친에게 호구 잡히고, 과속하는 차량에서 덜덜 떨고, 분량은 크게 줄고, 액션도 진경에게 양보했어요. 매력? 코미디 캐릭터로는 어떨지 몰라도, 로맨스 코미디 남주로는 좀...
중후반은 로맨스 분위기의 드라마가 펼쳐지는데요. 이야기 자체도 엉성한데 남녀 주인공도 빛나지 않으니 로맨스가 힘을 못 써요. 후반에 둘이 진하게 키스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별 감흥이 없어요. 로맨스의 정점일텐데 말이죠.
처음과 마지막 침대씬은 참 좋았어요. 현대적으로 옷은 갈아입었지만, 과거의 추억은 진하게 풍기는 구성. 이 영화의 지향점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특히 엔딩 침대씬의 따스한 분위기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원작도 그리 꼼꼼하게 만들어진 이야기는 아니라 생각하는데, 리턴즈는 이야기를 덧대고 기우면서 훨씬 더 허술해졌어요. 잔뜩 웃기기라도 했으면 구멍이 덜 보였을텐데, 안타깝네요.
솔직히 몰입도가 낮아서... 주인공 두 명의 피부가 굉장히 빛난다는 생각만 여러번 했어요. 배경 등 엉성한게 참 많은데, 피부만 매끈하니 더 눈에 띄더라구요ㅎㅎ
종합하자면, 드라마로는 탈락. 코미디 장르로 보면 나름 웃기는데 양이 너무 적어서 아쉬워요. 대놓고 웃기려고 넣은 장면은 꽤 있는데, 너무 과해서 그런지 오히려 애매해요.
액션은 원작보다 가벼워졌어요. 피도 거의 안 나온 것 같고, 코미디 액션에 가까운 느낌? 잔인한 장면이 거의 없어 가볍게 보기는 좋겠어요.
두 주연 배우 좋아하면 볼만하지 않을까 싶어요. 다시 볼 생각은 없습니다.
관람기록
- 가문의 영광: 리턴즈
- Marrying the Mafia
- CGV 기흥 2관
- 2023년 9월 26일
- ★☆ 과거의 영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