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튼 아카데미」 관람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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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멀리 나가기 싫어 포기하고 있었는데, 울 동네에서도 틀어주다니! 롯데시네마 아카데미 기획전 만세!!
소개
관람 정보
- 15세 이상 관람가 (대사, 약물, 모방위험)
- 쿠키 영상 없습니다.
줄거리
역사가 있는 엘리트 기숙학교인 바튼 아카데미.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학생부터 교직원까지 대부분이 집으로 돌아가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남는 몇몇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돌보기 위해 역사 선생님 '폴 허넘(폴 지아마티)'과 조리장 '메리 램(더바인 조이 랜돌프)'이 남았습니다.
어느 때보다 가족이 그리울 크리스마스에 외로움 가득한 학교에 남은 학생들과 그런 사정을 동정하지 않는 꼬장꼬장한 선생. 해가 바뀔 때까진 식료품도 보충되지 않는다는 눈 덮힌 학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예고편
감상
따뜻하면서 씁쓸하고, 울림이 남는 영화였어요.
크리스마스 연휴에 학교에 남은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각자의 상처와 외로움을 치유해가는 이야기인데요.
미국에서 크리스마스는 하루짜리 휴일이 아니지요. 특히 학교는 크리스마스 전부터 연말연시까지 이어지는 미니 방학을 하고, 멀리 사는 가족들도 모두 모여 시간을 보내는 특별한 시기입니다.
그런 큰 연휴에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학교에 남겨진 사람들이라니, 각자 사정이 있는게 틀림없겠네요. 원제인 The Holdovers는 이 부분을 더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우리말로 하자면 '남겨진 자들' 정도?
이렇게 남겨진 인물들은 그리 호감가는 인상은 아니에요. 학생들을 괴롭히며 즐거워하는건가 싶은 선생님 폴, 입이 험한 말썽꾸러기 학생 앵거스, 무뚝뚝해보이는 메리까지. 그 외 학생들도 이상적인 아이들은 아니구요.
관객이 보기에만 그런게 아니라 영화 속 인물들 사이의 관계도 그리 다르지 않아요. 미움받는 선생님과 인성이 덜 된 학생, 서로 속이고 괴롭히는 급우 등등.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고 각 인물들의 속사정이 조금씩 밝혀지면 상황은 달라져요. 상대를 알게되며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처음에는 삐딱하게만 생각하던 상대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영화 속 인물들이 그렇고, 관객도 그래요.
부부가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겨루는 방송을 메리가 보는데, 상황은 반대지만 맥락은 같아 보여요. 상대를 정말로 알고 있는가.
초반에 말성꾸러기 학생들이 화면에는 너무 따듯하고 사랑 넘치게 담겨서 독특하다 생각했거든요. 영화를 다시 보면 저도 비슷한 시선으로 그들을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불어 영화는 폴 선생님의 수업 같기도 해요. 어떤 문제의 완전한 해결보다는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데 가깝고, 역사에서 지금을 배운다는 짧은 수업을 영화를 통해 반복한 것 같아서요.
실제로 영화는 옛날 느낌이 가득 담겨 있어요. 노이즈와 함께 영화사 로고가 흘러가고, 화면비와 연출도 그 시절 느낌이에요. 애초에 오래된 이야기라며 직접적으로 연도가 나오기도 하구요.
마지막에 서로에게 남긴 격려가 제게도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잔잔한 이야기지만, 영화관에서 볼만합니다. 하얀 설원 위 반듯한 학교, 눈 덮인 숲속으로 난 길, 햇살 찰랑이는 식탁 등 영상미가 가득하거든요. 얘기하지 않은 좋은 장면이 참 많구요. 다시 볼 생각 있는데, 상영 일정이 어떨지 모르겠네요.
관람기록
- 바튼 아카데미
- The Holdovers
- 롯데시네마 기흥 4관
- 2024년 3월 7일
- ★★★★ 다가가고 알게되고 받아들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