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이름은」 감상 :: 제주 4.3 사건, 그 역사를 비추는 교실.
'최정순(염혜란)'에게는 9살 이전의 기억이 없습니다. 오래 묵은 기억의 상실은 여전히 일상생활에 영향을 줍니다. 서울에서 온 젊은 의사는 치료를 권하며,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 것이 첫 번째 발걸음이라 말합니다.
영화는 정순이 조금씩 기억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그립니다. 예상하다시피 '제주 4.3 사건'에 얽힌 기억입니다. 그리고 그 끝에 4.3 사건으로 인해 그녀가 잃은 것을 비춥니다. 기억, 이름, 친구, 가족, 인생까지요.

더불어 그 시절 제주가 어떠했는가를, 정순의 아들 '이영옥(신우빈)'이 속한 고등학교 교실을 빌어 이야기합니다.
모범생 반장도 있고 불량아도 있는 교실은 나름대로 잘 굴러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온 전학생은 하나 둘 교실의 규칙을 바꾸지요. 교실의 불량아를 한 편으로 삼고, 포섭되지 않는 반장을 밀어내고, 영옥에게 감투를 씌워 대신하게 합니다.
교실의 기본 규칙은 폭력으로 교체됩니다. 망설이던 아이들도 곧 새 규칙에 편승합니다. 즉, 폭력이 곧 해결책이 됩니다. 아이들은 폭력을 행하고 당하고, 폭력을 응원하고 묵인합니다.

폭력을 지시하는 자, 이를 대행하는 자, 이를 조장하는 자, 이를 방관하는 자, 이에 저항하는 자, 이에 휩쓸리는 자. 이 모든 모습들은 4.3 사건에도 교실에도 있습니다. 영화는 역사적 비극을 교실에 투영합니다.
특히 서로 때리라고 명령하고 멀찍이 앉아 웃고 있는 권력 아래서, 학생들은 서로 때리고 동시에 맞습니다. 일방적으로 누가 누구를 때리는 형태가 아니에요. 가해자와 피해자가 구분되지 않습니다.
이 구도는 다른 곳에서 좀 더 쉽게 풀이됩니다. "여기서 외할아버지가 친할아버지를 죽였대".
영화의 주 배경은 1998년으로 진상조사보고서가 나오기 전입니다. 50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희생자를 기리는 제주도와 수능에도 나오지 않는 중요하지 않은 사건이라는 뭍의 격차가, 지금은 조금 줄었을까요? 영화 말미, 별 대사 없이 흘러가는 무수한 희생자들의 묘와 비를 보며 그 상처의 크기를 감히 가늠할 수 없다 깨닫습니다.

치유되지 않는 상처일망정, 영화는 희망을 남기고 갑니다. 거대한 압력에 항거한 학생들이, 죽은 아버지와 죽인 아버지를 가진 부부의 사이좋은 어떤 나날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꼭 끌어안는 정순과 영옥이, 되찾은 이름이, 아이를 지키듯 끌어안은 어머니의 모습이 그럴 것입니다.
영화 정보
관람 정보
- 15세 이상 관람가(폭력성, 대사, 약물)
- 쿠키 영상 없습니다.
예고편
관람 기록

- 내 이름은
- My Name
- CGV 오리 3관
- 2026년 4월 15일
- ★★★☆ 제주 4.3 사건, 그 역사를 비추는 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