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좀비딸」 감상
좀비와 가족애는 흔한 조합이지만, 여기에 코미디를 더하니 또 다른 인상의 영화가 되었습니다.
댄스 경연을 준비하는 딸 '수아(최유리)'와 친구 같은 아빠 '정환(조정석)'의 평화로운 일상에, 갑작스레 좀비가 등장합니다. 어느 순간 동네에 좀비가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하고, 정환과 수아는 이를 피해 한적한 고향 마을 '은봉리'로 향하는데요. 이 피난 과정은 재난물과는 달리 코믹하기 그지없습니다.
그 와중에 수아가 꼬마좀비에게 물리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정환은 좀비가 된 딸을 차마 포기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함께 고향집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할머니 '밤순(이정은)'에게 호되게 혼나고 얌전해진 수아를 사람답게 교육하기로 결심합니다.
여기에는 단순한 가족애를 넘어선 배경이 깔려 있습니다. 정환의 직업은 맹수 사육사고, 수아는 아직 가끔씩이나마 사람다운 반응을 보입니다. 치료제가 곧 완성될 것이라는 뉴스가 들려오고, 기억을 되찾으면 좀비화가 풀릴 수 있다는 희망어린 관측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환이 수아를 포기하지 않고 품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 됩니다.
동시에 정환의 고향 친구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지요. 웃음도 가득 안겨주고요.
더불어 영화에는 다양한 춤과 노래로 여러 세대를 아우릅니다.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보아의 'No. 1', 2NE1의 '내가 제일 잘 나가', 새천년 건강체조까지. 그 시절에 대한 향수와 뜻밖의 조우가 반갑게 다가옵니다.
다만 중후반 일부 장면은 메시지만 남고 이야기가 완성되지 않은 느낌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아가 학교에 가는 에피소드는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사회의 반응을 그리고 있는데요. 이런 이야기는 보통 (최소한 아이들 사이에서라도) 이해와 포용으로 완결되기 마련인데, 분량 때문인지 차별 이야기로 끝나버렸습니다. 결국 나쁜 사회와 가족을 사랑하는 아빠의 대립 구도만 남았어요.
그에 반해 놀이공원 부분은 웃음, 영상미, 이야기의 진행까지 잘 어우러져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족사와 가족애로 가득 찬 후반은 사람에 따라 인상이 다를 것 같습니다. 누구는 신파라 할 테고, 누구는 감동이라 느낄 테죠. 앞선 흐름에 몰입했다면 감동적인 가족애로, 납득하지 못했다면 실패한 신파로 느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고양이 '애용이(금동이)'는 나름대로 분량이 있고 웃깁니다. 능청스러운 표정과 자세가 인상적이라 CG일 줄 알았는데, 실제 고양이의 연기라고 해서 놀랐어요.
무해한 코미디와 한국적인 드라마에 무섭기보다는 웃긴 좀비와 세대를 아우르는 소재까지, 온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영화입니다.
엔딩 크레딧 중간에 짧은 영상과 스틸 이미지가 있습니다. 후일담보다는 비하인드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영화 정보
관람 정보
- 12세 이상 관람가(폭력성, 대사, 공포)
- 쿠키 영상 있습니다.
예고편
관람 기록

- 좀비딸
- My Daughter is a Zombie
- 롯데시네마 기흥 1관
- 2025년 7월 30일
- ★★★ 웃음의 여정, 도착지는 감동과 신파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