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망」 감상
오블완
•
2024.
11.
24
이리저리 얽힌 종로의 뒷골목을 남자와 여자가 걷습니다. 이런저런 주제를 건너가며 두서없는 대화가 이어지고, 이들은 반가운 사이인 것도 같고 어색한 사이인 것도 같습니다.
길지 않은 동행 후 헤어짐은 자못 아쉬워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많이 겪어 알고 있지요. 또 보자는 막연한 약속은 가볍기 그지 없어 아마 결실을 맺지 않으리란 걸요.
영화는 종로와 을지로를 중심으로 서울의 원도심을 주요 배경이자 소재로 삼습니다. 골목을 걸으며 대화하는 장면도 많고, 대화의 내용도 거리에 대한 것이 많습니다.
아름답게 비치는 거리는 많이 변했지만 변하지 않았고,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익숙해지면 어렵지 않고, 의외의 교차점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인물도 이런 길을 꼭 닮아 있습니다. 많이 변했지만 여전한 구석도 있거든요. 구불구불 서로의 길을 가다 생각지 못한 곳에서 만나기도 하고요.
대수롭지 않게 주고 받는 대화에서는 애틋한 감정이 스며나오고, 나도 그랬지 하는 추억에 젖다 보면 영화는 어느새 친구와 나누는 옛 이야기가 되어 있습니다.
사라졌다 생각한 과거의 감정이 몽글몽글 차오르며 존재를 내보이는 이 영화는, 많은 분께 아련하고 사랑스럽게 그리고 조금은 슬프게 다가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후반 갈 곳을 잃은 노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엔딩 크레딧과 함께 영상이 계속되니 마저 음미하시면 좋겠습니다.
영화 정보
관람 정보
- 12세 이상 관람가(주제, 약물, 모방위험)
- 별도의 쿠키 영상 없이, 영화가 엔딩 크레딧까지 이어집니다.
예고편
관람 기록
- 미망
- MIMANG
- CGV 오리 8관
- 2024년 11월 22일
- ★★★ 삶과 사랑, 쉼 없이 변해도 늘 거기 있는 길처럼
이미지 출처 : CGV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