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 후기 - 웨이브
제목이 참 길죠? 원제도 ‘Humanist Vampire Seeking Consenting Suicidal Person’으로 만만치 않게 깁니다. 둘 다 좋은 제목이라 생각합니다.
피는 먹어야 하지만 사람을 공격하거나 죽이고 싶지는 않은 뱀파이어 소녀 사샤와 시시하고 괴로운 삶에 자살 충동을 느끼는 인간 소년 폴의 이야기입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캐스팅이 참 좋습니다. 두 주인공 인물상이 독특한데 기가 막히게 잘 어울려요.
사샤와 폴은 모두 자신이 속한 사회에 잘 어울리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하나는 이단아, 하나는 부적응자에 가깝겠네요.
두 사회의 표현도 재미있습니다.
인간의 죽음에 동정심을 느끼는 사샤를 보고 부모와 가족은 크게 괴로워합니다. 뱀파이어가 마땅히 가져야 할 감정이나 윤리관을 사샤는 가지지 못했으니까요. 이걸 인간 사회와 윤리관으로 바꿔 생각하면 또 묘하지요.
폴이 속한 사회는 우리 사회의 면면을 보여줍니다. 아이들끼리 괴롭히고, 어른들은 약자의 편에 서지 않습니다.
폴에 관해서는 꽤 구체적인 사례가 다양하게 나오지만 무겁게 다루진 않습니다. 오히려 가볍게, 위트 있게 넘어가는데 이미 알고 있지 않느냐고 어깨를 으쓱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둘이 만나 10대의 풋풋하고 간질간질한 사랑을 합니다.
사샤의 송곳니는 폴을 만나며 쑥 자랐고, 폴은 피와 생명 그리고 인생을 바칠 상대를 찾았습니다.
그럼에도 둘 사이엔 늘 묘한 망설임과 어색함이 있습니다. 친구로도 연인으로도 거리감을 잘 잡지 못하고 머뭇머뭇하는 느낌이랄까요. 꽤 난폭한 사건을 연달아 벌이면서도 문득 어색해하는 모습이 귀엽습니다.
소재와 흐름이 조금 호불호를 탈 것 같지만, 그 외에는 크게 아쉬운 곳 없이 부드럽게 굴러가는 영화였습니다. 저는 신선한 맛으로 재미있게 봤으니 추천합니다―!!
관람기록
-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
- Humanist Vampire Seeking Consenting Suicidal Person
- 웨이브
- 2024년 8월 11일
- ★★★ 10대 휴머니스트 뱀파이어는 사랑을 한다
소개
관람 정보
- 12세 이상 관람가 (폭력성, 공포, 모방위험)
- 쿠키 영상 없습니다.
예고편
이미지 출처 : CGV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