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금의 나라 물의 나라」 관람후기
상영관에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여럿 들어왔어요. 그 나이에 보기 좋은 이야기는 아니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다들 마지막까지 얌전히 잘 보더라구요. 다만, 돌이켜보면 웃기거나 귀여운 장면에서 웃었던건 전부 어른들...ㅎㅎ
줄거리 소개
시시한 문제로 전쟁을 벌이는 등 서로 원수 같은 사이로 지내고 있는 알하미트국과 바이카리국. 과거 전쟁의 중재 조건으로 이어진 전통이 하나 있는데... 알하미트국은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가씨를 바이카리국으로 시집 보내고, 바이카리국은 나라에서 가장 현명한 청년을 알하미트국으로 장가 보내는 것.
이에 따라 알하미트국의 공주 '사라(하마베 미나미)'는 바이카리국에서 온 남편을 맞게 됩니다. 하지만, 바이카리국에서 보내온 것은 귀여운 강아지!?
반대로 바이카리국에서는 시골에 사는 학자 '나란바야르(카쿠 켄토)'가 알하미트국의 신부를 맞이하는데, 이쪽은 이쪽대로 귀여운 고양이가 왔네요.
이 사실이 밝혀지면 두 나라 사이에 다시 전쟁이 벌어질터. 사라와 나란바야르는 일단 제대로 된 신랑, 신부가 온 것처럼 꾸며둡니다.
그리고 국경에서 우연히 만난 둘은 배우자의 대역을 부탁하고 부탁받으며 인연을 키워가게 되는데요. 과연 둘의 만남은 어떤 결실을 맺을까요?
예고편
감상
일본 순정만화가 원작이라 들었는데, 이 영화의 강점도 약점도 일본 순정만화 그대로예요. 만화책을 읽은지 좀 오래되서 기준이 좀 낡았나 싶기도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순정만화 그대로인 이 영화가 지금 개봉한걸 보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듯😁
사건보다는 인물의 감정이 이야기의 중심인만큼, 각 인물의 감정과 그 변화에 집중하는 쪽이 영화를 풍성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라는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장하고, 나란바야르는 강한 의지와 자신의 방법으로 사랑을 이루어 가는게 찡하거든요. 주인공 외 다른 커플 묘사도 짧지만 흐뭇하고요. 표현도 좋고, 로맨스물로 갖춰야 할 부분은 제대로 갖췄다 생각해요.
독특한 캐릭터도 강점. 포스터만 봐도 흔치 않은 모습의 주인공들이고, 조연들도 나름대로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해요. 각자의 성격을 살려 재미있는 장면도 만들어 내고요. 클리셰와 탈클리셰가 적절히 섞여 있네요.
정치적 이유로 발생하는 갈등, 개와 고양이가 오가는 이유 등 이런저런 배경 설정이 세워져 있어요. 전쟁의 무거움과 평화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모양을 갖춰 얘기하고, 이야기도 기승전결이 잘 짜여져 있구요.
다만, 큰 구조는 갖췄지만, 세세하게 개연성을 찾을만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전개가 좀 동화적이랄까요. 장르인 특징이라 생각하는데, 인과를 따지지 않고 허용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아요.
우연에서 우연으로 사건이 이어지고, 국가간 갈등이라는 배경에 비해 사건의 스케일은 작은지라 이야기의 흐름만 따라가면 조금 지루한 면도 있구요.
장르나 포스터에서 풍기는 분위기 그대로인 영화니, 잘못 고를 일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엔딩 크레딧 배경으로 일러스트레이션이 지나갑니다. 주조연 캐릭터들이 차례로 지나가는데, 이야기 이후의 모습이라 후일담처럼 볼 수 있어요. 이야기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긴 따듯한 색감도 인상 깊었구요. 영화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을듯.
일본 순정만화, 따뜻한 캐릭터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이야기 좋아한다면 볼만합니다. 다시 볼 계획은 없습니다.
관람기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