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 관람후기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핼러윈 파티'를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추리물에 심령, 공포물이 섞다보니 추리물 특징이 약해지지 않았나 싶어요.
더불어, 제가 추리물, 특히 애거서 크리스티를 좋아하는데, 공포물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지라 평이 치우쳐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해 주세요.
줄거리 소개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케네스 브래너)'는 탐정 생활을 은퇴하고 베니스에서 안락한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에게 사건을 의뢰하러 많은 사람이 찾아오지만, 경호원까지 고용해 거절하고 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오랜 친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아리아드네 올리버(티나 페이)'가 찾아와 포와로에게 사건을 부탁합니다. 속임수가 아닌 진짜 심령술사(양자경)를 만난 것 같으니 포와로가 실체를 확인해 달라고요.
심령술사는 베니스의 저택에서 '로웨나 드레이크(켈리 라일리)'의 죽은 딸 알리시아의 영혼을 불러낼 예정입니다. 하지만 강령회에서 알리시아의 영혼(?)은 자신이 살해당했다 밝히고, 로웨나들은 그녀가 유령에게 죽었다 주장하는 등 상황은 혼란스럽게 흘러갑니다.
여기에 포와로마저 비현실적인 경험을 거듭하게 되는데요. 저택에는 진짜 유령이 있는걸까요? 알리시아를 죽인 건 누구일까요? 포와로는 진범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예고편
감상
화면 색감과 대비가 예뻤어요. 어둠 속 베니스의 운하를 따라 흘러가는 매끈한 곤돌라와 하얀 가면, 내내 어두웠던 영화 분위기와 다르게 화사하게 펼쳐지는 주황색 지붕의 베니스 전경 등 기억에 남는 장면이 몇몇 있어요.
분위기는 심령 공포물에 가깝지 않나 싶어요. 제가 공포 장르는 거의 안 봐서 감이 없긴 한데요. 화면이 대체로 좁고 어둡게 구성되어 있어요. 답답하다 싶을 정도로요. 소품과 배경 음악도 음산한 분위기고, 깜짝 놀라게 하는 점프 스케어도 여러번 나와요. 무서운 화면은 아니고 대부분 소리 등으로 놀라게 해서 크게 부담스럽진 않았어요.
공포 장르로 즐길만하냐 묻는다면 애매해요. 놀래키는 장면은 있을망정 긴장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맛이 없거든요. 전체적으로 고저차가 크지 않달지, 긴장감이 별로 안 느껴져요.
추리물로는 그닥 재미가 없었구요. 제가 범인, 반전 이런거 진짜 못 맞추는데, 이 영화는 다 보이더라구요💦 내용 기억도 안 나지만, 원작 소설을 읽었던 적이 있어서 그런가 싶기도 해요.
개인적으로는 인물 표현이 별로였어요. 포와로는 은퇴 등 설정 때문인지 후반 사건풀이때를 제외하곤 내내 무기력하고 멍청해 보여요. 포와로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은 다 어디 갔을까요ㅠㅠ
그 외 인물들은 분위기만 강하게 나와요. 인물들간의 기싸움 같은건 길게 보여주면서, 과거 서사는 그냥 대사 몇줄로 퉁치고... 그러다보니 보기에 멋진 장면은 꽤 있는데, 설득력을 더해줄 장면은 부족한 느낌이에요.
인물이 맹숭맹숭하니 결과적으로 누가 죽어도 누가 왜 죽였는지 궁금하지가 않고, 전말이 밝혀져도 딱히 희열이나 전율이 없네요. 추리물로는 추천하기 어렵겠어요.
추리, 심령, 공포가 섞여 있는 독특한 영화예요. 너무 심각하거나 너무 무섭지 않은 무난한 영화라 킬링 타임 무비로는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굳이 영화관에서 볼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다시 볼 생각은 없습니다.
관람기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