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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네펠트 홍차

꽤 오래전 일인데, 모 호텔 라운지에서 홍차를 주문하니 티포트에 커다란 티백이 담겨 왔습니다. 티백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상외로 너무 맛있었어요! 어느 브랜드인지 티백 꼬리표를 확인해보니 로네펠트(Ronnefeldt). 독일의 차 브랜드로 1823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하네요.

혹시나 하고 직구 사이트를 찾아보니 금세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독일쪽 사이트인데 예상 이상으로 가격이 저렴하더군요. 종류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100g에 6-7천원 수준. 배송비 28유로가 따로 붙지만, 국내로 직접 배송도 가능했어요. 배송 대행을 이용하지 않는 제겐 최고의 조건이었죠.

면세 범위 내에서 최대한 샀습니다. 건당 배송료가 비싸기 때문에 너무 조금 사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라서요. 차 소비량이 많은 편이라 대량 구매가 부담이 없기도 했구요. 호텔에서 마셨던 아이리쉬 몰트 외에 다즐링, 아쌈 2종, 기문, 그 외 몇 가지 가향 홍차를 골랐고, 배송비까지 합산해도 국내 구매가의 1/3 정도로 저렴했어요. 대량 구매와 긴 배송 시간을 고려해도 외면하기 힘든 가격이었죠.

특히, 찻잎 상태도 상당히 좋은게 왔어요. 잎이 크게 부스러지지 않았고, 찻잎도 신선하고 향도 제대로 남아 있었어요. 첫 주문 때, 찻잎 상태 보고 앞으로는 무조건 여기서 시킨다 했을 정도였죠. 매일 일상적으로 마시기 좋은, 맛있고 저렴한 잎차.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이런 제품을 구하기 쉽지 않았거든요.

그 후로 한동안 홍차에 빠져 살았죠. 되짚어보니 한창때는 반년에 한 번꼴로 주문했네요. 저 말고도 한국 구매자가 많은지 직구 사이트의 배송 안내 사항에 '한국으로의 배송 시간'에 대한 언급이 따로 있더군요. 배송 기간이 긴 편이라 관련 문의가 많았나 싶기도 하구요.

특히 좋았던 몇 가지 나열해볼게요. 제가 아쌈을 좋아하다보니 아쌈 베이스가 많아요.

홍차류

  • 아이리시 몰트 (Irish Malt) : 아쌈 기반의 가향차. 달콤한 코코아향과 쌉쌀한 맛이 있어 밀크티로 마시기 좋아요. 선물했을 때 반응도 좋았던 차.
  • 티피 아쌈 (Tippy Assam) : 밸런스 좋은 아쌈. 맛이 상당히 부드러운 편.
  • 자안 (Sahne) : 아쌈 베이스. 크림 향이 꼴꼴 나는 부드러운 차. 의외로 밀크티보다 스트레이트가 좋았어요.
  • 기문 (Keemun) : 무난하고 가성비 좋은 제품. 스트레이트로 마시기 좋아요.
  • 마라쿠자 그레나딜로 (Maracuja de Grenadillo) : 새콤달콤한 과일 향이 강한 실론차. 여름에 차갑게 마시는 차로 베스트.
  • 밀키 우롱 (Milky Oorong) : 맛은 그냥 우롱차인데 희한하게 달콤한 우유향이 나는 차. 비린 맛, 떫은 맛이 적은 우롱차라 접대용으로 좋아요. 단, 100g에 21유로 정도로 가격이 높은 편.

도구류

  • 바닐라 크림 설탕 (Vanille-Sahne Zucker) : 크림 향이 나는 굵은 입자의 설탕. 아이리시 몰트나 자안에 넣어 먹으면 풍미가 두 배! 유리병에 들어 있는 제품과 리필제품이 있습니다.
  • 모래시계 (Ronnefeldt Teeuhr) : 파란 입자가 위로 올라가는 모래시계. 솔직히 홍차 탈 땐 안 씁니다. 우리나라 물로 3분 우리면 너무 길거든요. 다만 꽤 깔끔하고 예쁘게 생겨서 차나 요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선물하기 좋습니다. 가격은 10.84유로.
  • 로네펠트 찻주전자 세트 (Ronnefeldt Siebkännchen Set 0.4) : 400ml 용량의 티포트 세트입니다. 거름망과 거름망 홀더까지 모두 포함된 구성. 전체적으로 깔끔한 제품인 데다 39.9유로로 가격도 저렴해요. 배송 중 파손이 걱정이었는데 포장 상자가 꽤 견고하고 딱 맞아서 두 번의 주문 모두 문제없었습니다. 다만 선물하기엔 상자 디자인이 좀 허접합니다.

어디서 살 수 있냐는 질문을 여러번 받았는데, 구매 사이트를 알려주기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어요. 기본적으로 제가 이용하던 사이트가 쭉 이어진게 아니라 두번인가 주소가 바뀌었고, 구매 직후 독일어 스팸 메일을 잔뜩 받기도 했거든요. 가격 메리트 때문에 이용은 하지만, 신뢰할만한 대형 사이트라고 추천하긴 어려워요.

해외직구 특성상 교환이나 반품도 어렵고, 배송비도 높고 배송 기간도 길죠. 게다가 홍차와 녹차는 관세율도 상당히 높기 때문에 잘못하면 구매액의 몇배를 세금으로 내야 할 수도 있거든요. 이 외에도 합산 과세, 개인 용도 제한 등 신경 쓸 부분이 많아 이걸 일일이 다 설명하기도 힘들구요.

참고삼아 사이트 주소는 적습니다만...

※ 각자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용하세요! 하기 사이트 이용 및 구매 등 모든 부분에 대하여 저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https://www.teehaus-teuner.de

홍차 외에 녹차와 허브티 등 의외로 종류가 많았어요. 덕분에 면세 한도 근처까지 장바구니에 뭘 넣을까 고르는 재미도 있고, 받아서 하나씩 새로운 차를 마시는 재미도 있었어요. 요즘엔 커피랑 허브티, 탄산수에 빠져서 홍차는 조금 등한시하고 있지만, 조만간 또 마시게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