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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CO Ruler+Bookmark

올해 봄에 문구랜드를 둘러보다 발견한 카코의 북마크 눈금자입니다. 알루미늄 소재부터 모양, 색상, 쓰임새가 다 취향 적중인 제품입니다. 다만, 국내 판매가는 만만치 않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라 정보를 찾아보니 중국 제품인 것 같더군요. 혹시 싶어 알리 익스프레스에 가 보니 꽤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습니다.

알리 익스프레스는 오픈마켓 형식이라 셀러와 가격이 다양합니다. 제가 주문한 곳은 개당 3.69달러. 신규 가입 혜택으로 3달러 할인도 받았습니다. 대신 예상 배송 시간이 길게 잡혀 있더군요. 무료배송의 경우 50일, 유료배송은 30일. 한달이나 두달이나 그게 그거다 싶어 잊고 살자는 마음으로 무료배송을 선택했고, 주말 포함 24일만에 물건을 받았습니다. 무료배송 조건을 고려하면 괜찮은 결과인 듯합니다.


포장부터 볼까요. 개방된 플라스틱 케이스와 비닐의 심플한 패키징입니다. 깔끔해요. 플라스틱 케이스 공차도 적은지 단단히 고정되어 있지만, 부드럽게 꺼내지는 느낌도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디자인 제품은 이런 사소한 부분도 중요하지요.

첫 사진에 나온 대로 제가 산 것은 검정과 분홍 두 가지 색입니다. 검정은 메탈 느낌이 살짝 있는 진하고 똑 떨어지는 검은색입니다. 분홍은 채도가 낮고 조명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이는 메탈 느낌이 강한 메탈핑크입니다. 사진에는 잘 표현이 안 됐지만, 직접 보면 왜 메탈핑크라고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어요.

그 외에 다크 그레이, 실버, 골드 색상이 있습니다. 조명에 따라 메탈핑크는 눈금이 잘 안 보일 때가 있습니다. 원래 배경색과 눈금색의 대비가 낮고, 메탈 특유의 반사도 있어서요. 다크 그레이도 비슷하리라 추측합니다. 새로 추가된 색상인 실버와 골드가 밝게 나온 이유도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배경을 겸해 동봉된 라벨에는 제품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생산 일자가 적혀 있어요. 검정은 2019년 말 생산, 분홍은 2018년 말 생산이네요. 2019년에 iF Design Award를 받았는지 검정에는 해당 마크가 찍혀있고, 그보다 먼저 생산된 분홍은 공란입니다.

지금 보니 이름이 참 많네요. 일단 카코는 브랜드명, 루마는 제품명인 것 같습니다. 헌데 알리 익스프레스에는 Youpin Kaco라고 나온 곳이 많고, 제품 뒷면에는 또 KACO GREEN이라고 쓰여 있어요. 공식 홈페이지 회사 소개에는 KACO文采라고 나오는 등 뭐가 공식이고 뭐가 약식인지 살짝 혼란스럽습니다.

얘기가 샜는데 다시 제품 얘기로 돌아가죠.

장점

장점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완성도'라 하겠습니다.

메탈 재질이지만, 어디 하나 날카로운 곳 없이 완벽하게 마감되어 있습니다.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두께가 1㎜ 정도로 도톰하고, 모서리도 둥글게 처리되어 있어서 일반적인 메탈자와 느낌이 다릅니다. 부드럽고 안전한 느낌이랄까요. 덕분에 노트에 꽂아도 잘 어울립니다.

검정과 분홍 모두 색도 깔끔하게 잘 나왔고, 눈금 프린트도 흐린 곳 없이 선명합니다.

책갈피 목적으로 있는 클립도 좋습니다. 일단 각이 틀어지지 않고 자 아랫면과 딱 평행이 맞춰져 있습니다. 사용면에서도 책에 꽂을 때나 뺄 때나 저항 없이 부드럽게 들어가고 나옵니다. 얇은 종이 한 장도 구김 없이 부드럽게 들어가고, 1㎜ 남짓한 두께도 잘 들어갑니다.

길이는 17㎝, 무게는 약 9g으로 휴대하기도 무난하고요.

앞서 얘기한 패키징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느껴집니다.

단점

하지만, 세세히 뜯어보면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표면

검정은 표면 마감도 거의 완벽했지만, 상대적으로 분홍은 표면 연마 자국이 거칠어 보입니다. 밝은 조명 아래서 보면 스크래치에 가까운 자국이 꽤 많이 남아 있습니다. 제품 특성으로 넘어갈 수 있을 정도긴한데, 공식 판매가를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리고 지문이 쉽게 남고 잘 보입니다. 검정보단 분홍에서 지문이 눈에 덜 띄는 편입니다.

눈금자

눈금자라는 면에서 단점은 2가지입니다.

우선 눈금의 정확도가 아주 높진 않습니다. 당장 제가 받은 두 제품을 맞대보면 서로 눈금이 어긋납니다. 크진 않지만, 공차가 있는 거겠죠. 휴대용 문구로 쓰기엔 문제없는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최대 측정 길이가 15㎝로 짧습니다. 사용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긴한데, 실제로 사용하다가 3㎝만 더 길었으면 하고 바란게 한두번이 아니라서요. 주로 사용하는 노트가 A4 규격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책갈피

책갈피라는 면에서는 클립 부분이 두껍고 높이가 있는 편이라 호불호가 있을 것 같습니다.

클립 두께가 있다 보니 끼우면 중간이 붕 뜨게 됩니다. 페이퍼백에 사용할 때는 그래도 괜찮은데, 하드커버에 꽂으면 공간이 크게 느껴집니다. 가장 두꺼운 곳이 5㎜ 정도 되니까요. 항상 얇은 책갈피를 사용해와서 그런지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했어요.

더불어 클립 끝부분에 굴곡이 있는지라, 세게 눌리면 책에 클립 자국이 남습니다. 이 자국 때문에 빌린 책이나 공식 서류에 쓰긴 부담스럽고, 개인 책이나 노트에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총평

이런저런 단점을 들었지만, 높은 완성도의 디자인 문구라는 것 하나만으로 다 무시할만합니다. 원래 디자인 문구라는게 실용성보다는 미적 요소에 점수를 더 주는 법이니까요. 게다가 마감 좋은 메탈 제품이라니, 무시하기 어렵지요.

결론적으로 모양새에 반해서 샀고, 만듦새에 만족하며 쓰고 있습니다.

다만, 만족도와 별개로 주위에 추천하기는 상당히 꺼려지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국내 판매가와 직구가에 차이가 상당히 크거든요. 직구로 사라고 하기엔 배송기간과 심리적 장벽이 만만치 않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