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노트

모카포트 3컵 / 4컵 비교

2021. 7. 17.

먼저 쓰고 있던 모카포트는 비알레띠 모카 익스프레스 3컵 (Bialetti Moka Express 3 Cups)입니다. 3년 조금 넘게 썼네요. 이번 모카포트는 좀 험하게 굴렸어요. 종종 사용 후에 안 씻은 상태로 장시간 방치하기도 했고, 쓰기 편하게 하려고 가스레인지 근처에 두었더니 기름때도 많이 덮였구요.

다만 최근 3명이 함께 커피를 마시다보니 3컵 용량으로는 부족해졌어요. 모카포트 3컵이면 에스프레소 샷이 3잔 나와야 하는데, 실제로 만들어보면 2잔 조금 넘는 정도밖에 나오지 않거든요. 원래 에스프레소 정량은 잔을 가득 채우지 않는지라 이런 차이가 난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연하게 먹거나 2번 내리는 식으로 버티다가 이번 기회에 4컵 모카포트를 새로 구매하게 됐어요.

사실 구매전에 몇 컵짜릴 사야 하는지 고민했어요. 단순히 생각하면 한 컵 분량이 더 나오는 4컵이 적당할 것 같은데, 막상 4컵 제품의 스펙을 보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거든요.

처음에는 막연히 컵수에 비례하여 용량이 올라갈 거로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1컵 용량이 60ml라면 3컵은 180ml, 4컵은 240ml가 되는 식으로요. 그런데 비알레띠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그렇지가 않더군요. 보일러 기준으로 1컵은 60ml지만, 3컵은 200ml으로 조금 많고, 6컵은 300ml로 상당히 적어요. 9컵은 또 550ml로 조금 많고, 4컵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이 없구요. [출처 : 비알레띠 홈페이지]

게다가 실제로 제가 가진 3컵 모카포트에 표시된 선까지 물을 부어보면 들어가는 양은 150ml였어요. 테이블은 표시선이 아니라 보일러 총량을 의미하는건가 싶은데, 그럼 또 이 용량 자체에 의미가 있나 싶죠.

마땅한 데이터가 없어 실 용량에 비례하면 200ml 정도 되겠지 추측했고, 실제로 4컵 모카포트를 받아서 표시된 선까지 물을 넣었더니 210ml가 들어갔으니 크게 틀리지 않은 것 같아요. 모카포트에 표시된 선이라는 게 그리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건 아니니 편차는 있겠지만, 한잔 분량은 대충 50ml 초반 정도라고 볼 수 있겠네요. 추출 후 기준이 아니라 재료로 들어가는 물의 양 기준으로요.

또 한 가지 저를 혼란스럽게 했던 게 커피를 담는 깔때기(funnel)이었어요. 비알레띠는 모카포트 완제품뿐만 아니라 손잡이, 가스켓 등 각종 부속품을 별도로 구매할 수 있어요. 오래돼서 고장이 나거나 더러워지면 교체할 수 있는 거죠.

문제는 부속품을 파는 사이트에 3컵과 4컵이 깔때기를 공유한다고 되어 있다는 거였죠. 한잔이 더 나오는데 원두 들어가는 양이 같다구요?

룽고처럼 오래 뽑는 식으로 무마했다고 생각하기에도 좀 의아한 부분이 있었구요. 오래 뽑으려면 물이 많이 들어가야 할 테고 그러려면 물이 들어가는 보일러가 커야겠죠. 모카포트의 구조를 생각해보면 깔때기의 주둥이 높이가 고정되어 있으니 보일러의 높이도 크게 바뀔 수 없을 거고, 결국 바닥의 면적, 즉 보일러의 직경이 커져야 할 겁니다. 그런데 4컵 모카포트의 스펙을 보면 3컵 제품과 직경은 거의 차이가 나지 않고 높이가 높아요. 어떻게 추출을 한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었어요.

결과적으로 실제로 배달된 4컵 모카포트의 깔때기는 3컵용 깔때기와 전혀 달랐어요. 크기도 크고 길이도 길어요. 직경이 같아서 3컵용을 사면 4컵용에 들어가긴 하지만, 이 경우 높이가 부족하니 정량만큼 추출이 될 것 같진 않아요. 반대로 4컵용 깔때기는 애초에 3컵 모카포트에 들어가지 않구요. 높이가 너무 높아서요.

실제로 추출해보니 양은 거의 컵수에 비례하게 나오네요. 괜히 스펙과 씨름했다 싶을 정도로 정비례했어요.

더불어 스펙에는 직경이 1mm 차이로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7-8mm 정도 차이가 나더군요. 혹 바닥 직경이 아니라 중간 결합부 직경인가도 생각해봤습니다만 여긴 애초에 스펙과 수치가 완전히 다르니... 그새 디자인에 변경되었을 수도 있고, 스펙 표기가 잘못되었던게 아닐까 싶기도 했어요.

그나저나 신/구 모카포트를 나란히 세워보니 세척과 관리를 너무 소홀히 했나 싶어 반성하게 되네요.

친구들과 비교해봐도 저는 좀 느슨하게 관리하거든요. 터널에 생기는 커피분에도 크게 개의치 않아서 원두가 크게 바뀔 때나 분해해서 닦지 보통은 그냥 덮어두고 살고, 손잡이에 별 영향 없다고 사발이 걸쇠도 안 쓰거든요.

생각해보면 모카포트는 관리하기 까다롭다는 사람도 있고, 정반대로 관리가 쉽고 편하다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아요. 주위에 모카포트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꽤 갈렸거든요. 보통 세척과 건조, 그리고 부식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얘기해보면 각자 세척, 관리하는 기준이나 방법이 다르더군요. 물로만 헹굴 뿐 따로 세척하지 않는다는 친구도 있었고, 매번 가스켓까지 다 분리해서 꼼꼼하게 닦는 친구도 있었어요. 건조에 대해서도 그냥 뒤집어서 말린다는 친구도,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싹 닦아서 보관한다는 친구도 있었구요. 같은 보일러를 보고 이게 부식인가 아닌가에 대한 의견도 갈렸네요.

다음번엔 상대적으로 관리가 편하다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모카포트를 사볼까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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