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문」 관람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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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지구와 달을 숨가쁘게 오가며 펼쳐지는 우주 생존 드라마가 온다!'는 소개글을 보고 불안했는데, 슬픈 예감은 빗나가지 않네요.
소개
관람 정보
- 12세 이상 관람가 (주제, 공포, 모방위험)
- 쿠키 영상 1개 있습니다.
줄거리
간략히, 아버지의 뒤를 이어 달 탐사에 도전한 우주인 '황선우(도경수)'가 지구로의 귀환을 위해 물리적으로 구르고 정신적으로 구르는 이야기입니다.
달 탐사선 우리호는 달 궤도에 근접하지만, 태양의 흑점 폭발로 인한 태양풍으로 문제가 발생합니다. 연료 누수와 합선으로 일어난 폭발에 유영중이던 '이상원(김래원)'과 '조윤종(이이경)'이 휩쓸리고, 탐사선에는 황선우만 남게 됩니다.
5년 전 발사한 나래호가 폭발하여 우주인 3명이 사망한 전적이 있는지라, 나로 우주센터와 '과기부 장관(조한철)'은 황선우만이라도 무사히 귀환시키기 위해 열을 올립니다. 이를 위해 나래호 사고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전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을 다시 불러들이지만, 황선우는 김재국에게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그를 거부합니다.
과연 황선우는 지구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예고편
감상
그리 제 취향의 영화가 아니었던지라 평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즐겁게 영화를 보고 싶으시다면 '뒤로가기'를 추천합니다.
장단점이 명확하고 분리되어 있습니다.
우주와 각종 장비, 물리적 효과가 멋들어지게 연출됩니다. 항공우주랑 무관한 공돌이인 제가 보기엔 현실감 넘치면서도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느껴졌어요. 첫 유성우와의 조우 장면은 진짜 오싹했고, 유영과 폭발 등 물리적 반응도 자연스러워요. 나로 우주센터도 멋지게 나오구요. 실제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전문 연구 기관으로부터 자문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이렇듯 우주라는 소재 자체는 잘 살렸지만, 이 영화의 핵심은 휴머니즘 드라마입니다. 장르를 묻는다면 개인적으론 'SF 신파'라고 답하고 싶네요.
특히 캐릭터가 그래요. 작중에서 '문과 출신을 과기부 장관에 앉혔다'고 투덜대는데, 나로 우주센터에 과학자스러운 캐릭터는 하나도 없어요.
과학자 분위기는 흰 가운을 입는다거나, 숫자를 읊는다고 나오는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상황을 판단할 때, 의사 결정을 내릴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삼는지가 과학자 캐릭터를 보여준다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데이터겠죠. 호기심과 증명, 가능성 같은 것도 있겠네요.
하지만, 영화에 각 인물의 판단과 결정에 대한 근거는 거의 안 나와요. 대부분 캐릭터 행동에 논리와 이유는 없고, 감정과 감성만 가득합니다. 순수 드라마 장르의 영화였다면 별 문제가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SF 장르에 대다수 캐릭터가 과학자 계열이잖아요? 배경과 설정에 캐릭터가 맞물리지 않는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 유성우가 몰아쳐 빨리 이륙해 벗어나야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센터장이 잠깐 망설여요. 왜였을까요? 도킹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서? 안 나와요. 그러고는 '일단' 이륙하라고 합니다. 하... 센터장이 무능한 캐릭터라서 그럴까요? 다른 캐릭터도, 다른 상황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황선우와 연결이 끊긴 후, 산소 잔량 등 가능성이 남은 상황에서 김재국과 연구원들은 빠르게 실패를, 황선우의 사망을 받아들입니다. 누구보다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바라야 할 사람들이 누구보다 포기가 빨라요. 정치인도 아닌 과학자가 저런다고 생각하면 더 이상하죠. 가능성을 무시할만한 숨겨진 이유가 있겠지만, 영화엔 나오지 않으니 왜 저러나 싶습니다.
애초에 황선우라는 캐릭터도 애매해요. 우주선 조정도 미숙한 UDT 출신인데 '멘탈'이 좋아서 선발되었다고 합니다. 근데 영화에서 황선우는 딱히 멘탈이 좋은 캐릭터가 아니에요. 내용이 진행되며 성장하긴 하지만, 멘탈이 좋아서 우주인으로 뽑혔다? 납득하기 어렵네요.
캐릭터가 납득이 안 되니 몰입도 안 되고, 영화 속 인물들은 줄줄 울고 있는데 관객인 저는 시큰둥한 기묘한 상황이 되네요. 보통 캐릭터가 아니라 관객이 울어야 하는데요...
한국적 감동 코드를 좋아한다면 추천, 아니라면 비추천 하겠습니다.
영화관에서 볼만한지는, 조금 애매합니다. 우주 장면 일부는 영화관에서 볼만한데, 양이 적어요. 다시 볼 생각은 없습니다.
관람기록
- 더 문
- The Moon
- 롯데시네마 기흥 2관
- 2023년 8월 3일
- ★★★ 유성우, 우주유영, 도킹 덕에 별 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