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크리에이터」 관람후기
예고편도 흥미로웠고 초반평도 좋길래 기대했는데, 기대가 크게 어긋난 영화였어요😪
줄거리 소개
LA에 핵폭탄이 떨어진 후, 서방은 AI를 상대로 한 전쟁을 선포하지만, 뉴아시아에서는 여전히 AI가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조슈아(존 데이비드 워싱턴)'는 서방과 뉴아시아 사이의 싸움으로 사랑하는 아내 '마야(젬마 찬)'와 뱃속의 아이를 모두 잃습니다. 그리고 5년 후, 마야가 살아있다는 증거를 본 조슈아는 그녀를 찾기 위해, AI의 창조주라 불리는 '니르마트'를 찾아 없애는 서방의 작전에 합류합니다.
작전 과정에서 아이의 모습을 한 AI로봇 '알피(매들린 유나 보일스)'를 만나며 조슈아는 큰 변화를 겪게 되는데요. 조슈아는 다시 마야와 만날 수 있을까요? 알피는 어떤 존재일까요?
예고편
감상
기본 구도는 간단합니다. AI를 또 하나의 사람으로 보는 평온한 뉴아시아에, AI를 적으로 보고 섬멸하려는 서방이 'AI와의 전쟁'을 빌미로 쳐들어옵니다. 그럴듯한 설정인데 내용물을 열어보면 허술해요.
미국은 그냥 미국인데 아시아는 뉴아시아라고 나오길래 편의상 가상의 지역을 만들었나보다 했는데, 지나고 보니 설정 구멍 숭숭 뚫린 잡탕밥이네요.
초반 분위기는 배경이나 상황이 여러모로 베트남전을 떠오르게 합니다. 베트남 농가에서 지하 기지로 들어서면 일본 애니메이션 느낌의 장비가 등장하고요. 서방쪽으로 주객이 바뀌었지만, 가미카제를 연상시키는 자폭 공격도 나오고... 그러고보면 굳이 핵폭탄이, 콕 집어 LA에만 떨어진 것도 웃기네요.
초반엔 서방 영어 vs. 뉴아시아 베트남어 사이에서 저성능의 웃긴 통역기가 활약하더니, 막상 뉴아시아 내에선 자기들끼리 베트남어, 일어, 영어를 섞어 씁니다. 뭐, 늘 그렇듯 기괴한 느낌이에요. 몰입을 방해하는 제1요소.
뉴아시아의 특징은 AI로봇이 사람과 다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것을 넘어, AI로봇이 농사도 짓고, 경찰일도 하고, 승려도 됩니다. 사람도 각각이 다르듯이 사람과 AI로봇도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존재로 그려져요. 이 영화의 핵심일 것 같네요.
그 외에도 AI로봇의 인간성을 보여주는 장치가 여러번 나오는데, 개인적으론 애매했어요. '로봇이 자유롭길 바란다'는 명제하에 움직이는 알피가 짠한 정도? 이 영화에 나온 AI로봇이 인간답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을지... 잘 모르겠네요.
볼거리는 많습니다. SF 분위기의 도시부터 넓은 논과 밭, 숲과 산악까지 다양한 배경이 큰 스케일로 펼쳐지고, 로봇과 기계들이 꼼꼼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돼요. 특히 하늘에서 지상을 광역으로 수색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병기 '노마드'가 인상적이었어요. 단순한 모양인데 막판왕이라는 강하고 압도적인 느낌이 잘 표현됐거든요.
이렇게 멋진 화면에 스케일 크고 설정도 흥미로운데... 뭔가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어요. 결말도 너무 뻔하고...🙄 마지막에 알피가 웃는데 무덤덤해서 오히려 난감했어요. 감정이 치솟아야 할 장면일텐데요ㅠㅠ
스토리 크게 신경 안 쓰고 SF 좋아한다면 볼만하겠네요. 스케일이 큰만큼 영화관에서 볼만하고요. 다시 볼 생각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