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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엄, 그리고 유사한 서비스

미디엄(Medium)은 글쓰기에 특화된 일종의 블로그 서비스입니다. 기존 블로그들이 다양한 테마(스킨)와 플러그인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면, 이쪽은 '글을 쓰는 것' 자체에 집중하는 걸 특징으로 합니다. 테마나 디자인 수정 등 글 자체와 무관한 부분에 대한 기능이 거의 없어, 결국 '글의 내용' 외에는 신경 쓸래야 쓸 수가 없는 플랫폼입니다.

사용 목적에 따라 이런 특징이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기존 블로그와는 다른 점을 중심으로 특징을 소개해보겠습니다.

 

깔끔한 화면 구성

많은 분이 미디엄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하는 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목과 문단 구성, 스타일, 폰트 등 한눈에 쏙 들어오는 흑백 중심의 깔끔한 스타일을 볼 수 있습니다. 광고도 없고, 사이드바는 최소화되어있고, 반응형 웹이라 어떤 화면에서든 훌륭한 결과물을 보여줍니다.

이런 깔끔한 화면을 만들기 위해 신경 써야 할 것도 거의 없습니다. 적당히 단락을 나눠 글만 쓰면 알아서 멋지고 깔끔한 화면을 만들어 줍니다. 작성자는 글의 내용만 신경 쓰면 됩니다.

이는 미디엄이 꾸미기 기능을 거의 지원하지 않는 점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제목과 부제목, 큰 글씨, 두 종류의 인용문 정도의 문장 스타일을 제공합니다. 글자를 작게 만들고 싶어도, 글자색을 바꾸고 싶어도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사용할 수 있는 스타일이 제한된 만큼, 각 스타일은 서로 잘 어울리게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누가 써도 깔끔한 화면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지요.

다만 윈도우 플랫폼에서 한글 폰트는 그리 수려하지 않습니다. 같은 한글이어도 맥에서는 산세리프체로 깔끔하게 나오는 반면 윈도우에서는 조금 묘한 세리프체가 사용됩니다. 초창기 한국에 미디엄이 퍼지지 못한 일등 공신이 한글 폰트였다고들 하죠. 초반에는 정말 뭔가 잘못된 서체였는데 지금은 그래도 조금 나아진 것 같습니다.

 

글을 쓸 때부터 볼 때까지, 일관된 스타일

글을 작성할 때 보인 화면 그대로 페이지가 만들어집니다.

기존의 블로그들은 글을 쓰는 페이지와 글을 읽는 페이지가 확연히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대체로 WYSIWYG 기반의 에디터에서 글을 작성하고 공개하면, 해당 내용에 스킨/테마나 CSS를 적용하여 결과 페이지를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글을 쓸 때 보는 화면과 글을 읽을 때 보는 화면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미디엄은 놀라울 정도로 글을 쓸 때와 글을 볼 때 화면이 동일하게 보입니다. 폰트와 단락 등 달라지는 부분 없이 그대로 복사한 것 같은 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 영어 기준이긴 합니다만...

(좌) 쓰기 화면 / (우) 읽기 화면

글을 쓸 때 어떻게 보일지 결과물을 따로 상상할 필요가 없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그대로 출력됩니다.

 

쓰기 화면과 읽기 화면이 동일하다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의도한 대로 글이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고, 글을 쓸 때 무수히 '미리보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기존 블로그를 써 보신 분이라면 쉽게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미디엄은 빠르고 쾌적한 글쓰기 경험을 제공합니다.

 

강력한 협업 기능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며 글을 완성해 갈 수 있습니다.

미디엄이 단순한 블로그 서비스가 아니라 글을 만드는 툴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글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여러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존 블로그에서는 글을 완성하여 게재한 후 댓글로 피드백을 받는 정도였다면, 미디엄은 글을 작성하는 단계에서부터 글을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미디엄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Draft 상태의 글을 공유할 수 있고, 수정 내역이 차례로 저장되어 나중에 돌려볼 수도 있습니다. 피드백을 받으며 글을 차근차근 만들어나가도록 도와준다는 느낌입니다.

의견 교환을 위해서는 글의 일부를 지정(하이라이트)하여 노트를 남기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글의 특정 지점을 가리키는 일종의 댓글입니다. 노트에 답글을 다는 것도 가능합니다. 일반 블로그에서 댓글로 소통할 때는 글의 어느 부분을 말하는지 알기 어려울 때가 있었는데 미디엄은 그런 문제를 확실히 해결했습니다.

다만 글 중간중간 하이라이트나 코멘트가 남아 있는걸 지저분하다며 싫어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Publication을 통해 다른 저자들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미디엄의 Publication이라는 기능은 잡지 발행을 연상하게 합니다. 여러명의 저자가 한 Publication(간행물) 아래 글을 쓰는 기능으로, 일반적인 블로그 기능은 아닙니다. 티스토리의 팀블로그와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좀 더 다양하고 구체적인 기능을 제공합니다.

Publication에는 Editor(편집자)와 Writer(저자)라는 역할이 있습니다. 참여자들 각각은 편집자나 저자, 혹은 둘 다의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저자가 글을 써서 발행을 신청하면 편집자가 이를 리뷰하고 발행을 결정합니다. 진짜 잡지 발행 같은 느낌이죠.

편집자와 저자가 초기 멤버로 고정된 것도 아닙니다. 언제든 함께할 사람을 추가로 모집할 수 있고, 반대로 Publication을 보고 마음에 든 사람이 편집자나 저자로 지원할 수도 있습니다.

강력한 리뷰 기능과 Publication을 보면 미디엄은 단순한 블로그 서비스가 아니라, '함께 참여하는' 저작/출판 서비스를 지향한다고 생각됩니다. 공동으로 집필할 공간을 찾는다면 미디엄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불리한 점

국내에서는 글의 확산이 제한적입니다.

미디엄에 쓴 글은 구글에는 잘 노출되는 반면 다음, 네이버 등 국내 서치 엔진에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전체적으로 검색 유입에는 불리할 거라 생각됩니다. 미디엄 내부에 한글 사용자가 적은 것도 불리한 점입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한 확산은 쉬운 편이고 관련 기능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특히 단순 링크 외에 글 중 맘에 드는 부분을 표시해 트위터로 내보내는 등의 일도 가능합니다. 긴 글을 쓰고 트위터를 통해 공유하려는 경우라면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글쓰기 이외의 기능은 미비합니다.

글쓰기 자체에 집중하는 만큼, 반대로 그 외의 기능은 충실하지 않습니다.

카테고리나 꾸미기에 관한 기능, 자신이 쓴 글에 한정한 검색 같은 기능이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하나의 글을 다른 글과 연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과거 글을 링크하거나, 관련된 글을 순차적으로 보는 등의 기본적인 행동도 상당히 번거로운 작업이 됩니다.

기능이 제한적이니 미디엄을 선택하기 전에 본인이 어떤 글을, 어떤 페이지를 만들고 싶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디엄과 비슷한 다른 서비스

브런치

구글에서 미디엄으로 서치를 해보면 바로 따라오는 키워드가 브런치입니다. 카카오에서 미디엄을 따라 만든 서비스라는 얘기도 있더군요.

브런치 역시 '글을 쓰는 것' 자체에 집중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그런 만큼 미디엄과 유사한 부분이 많고, 심플하고 일관된 스타일 적용도 공통된 강점입니다.

 

비교를 위해 나름대로 신경 써서 작가 신청을 했습니다만 탈락했습니다. 작가로서 사이트를 이용하지 못한지라 작성한 내용이 제한적입니다. 언급한 것 이외에 추가로 지원하는 기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브런치의 독특한 점은 작가 신청이라는 심사입니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심사가 아닙니다. 작가 심사를 통과하여 작가 권한을 받아야 글을 쓰고 발행할 수 있습니다. 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어떤 글도 공개할 수 없습니다.

전체적인 글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 심사 통과가 그리 쉽지 않다는 겁니다. 작가 신청을 위해서는 소개글과 기존 블로그, 수상내역 등의 자료가 필요하고, 앞으로 작성하려는 글의 내용이 브런치에서 추구하는 방향과 맞아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실제로도 실생활에 관련된 글에 비해 서브컬처에 관한 글은 수가 매우 적어 보입니다. 브런치에서 선호하는 혹은 비선호하는 분야가 있는 게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디자인은 호불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이 유려한 디자인과 폰트라고 얘기합니다. 화면 움직임도 부드럽고 전체적인 디자인도 미디엄 못지않게 깔끔합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개인적으로 브런치의 폰트와 디자인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지라 호불호가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글자가 작고 색이 연해 가독성이 좋지 않다고 느껴지는데, 좀 편하게 보려고 확대를 하면 반응형이 아니라 화면이 잘려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좌우 스크롤의 불편함은 따로 얘기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미디엄과 비교하자면...

전체 구성은 미디엄과 비슷하지만, 세부 표현이 완전히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1) 제한된 스타일의 2) 쓰고 보는 화면이 동일한 3) 글 내용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큰 틀은 거의 동일합니다. 광고가 없는 점이나 깔끔한 화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폰트와 문단 같은 세부 표현은 브런치와 상당히 반대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디엄은 크고 또렷한 폰트지만 브런치는 작고 흐린 폰트를 사용합니다. 감성적인 부분이니 직접 확인해본 후 선호하는 쪽을 택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수익 창출 창구에 관하여, 브런치는 미터 페이월(metered paywall)과 유료 멤버십을 운영합니다. 작성한 글을 페이월 뒤에 두겠다고 설정하면 그 글의 전문은 유료 멤버십 회원만 읽을 수 있습니다. 유료 회원이 글을 읽으면 저자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그에 반해 브런치는 사이트 내에서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가 유일한 길로 보입니다. 브런치북 프로젝트는 소수의 작가를 선정해 책을 출판하고, 상금을 지원하는 등의 이벤트입니다. 현재 공지가 떠 있는 제7회의 경우 선정 작가 수가 10명이니 넓은 문이라 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만.

 

네이버 포스트

딱 잘라 유사한 서비스라고 얘기하긴 어렵습니다. 서비스 소개를 봐도 '글쓰기'에 집중했다기보다는 '모바일'에 집중한 서비스입니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미디엄을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함께 소개합니다.

 

읽기 화면은 깔끔하고, 글쓰기 화면에서 봤던 그대로 표시됩니다.

기본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쓰기 화면과 읽기 화면이 동일하게 표시됩니다. 그에 따른 장점도 모두 동일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에디터가 무겁지만 그만큼 (상대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미디엄과는 전혀 다른 지향점을 가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깔끔한 글쓰기 화면과는 거리가 멀고 무겁습니다. 반대로 배경색/글자색 등 꾸미기 요소를 어느 정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타일에 관한 기능 외에도 글 공개 범위를 설정하거나 검색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등 기존 블로그에서 지원하는 기능을 다수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디엄에서 이런 기능의 부재가 아쉬웠다면 좋은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그 외 미디엄과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네이버 포스트는 '시리즈'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미디엄의 Publication과 유사한 기능으로, 여러 명이 함께 해당 시리즈에 글을 쓸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미디엄에도 시리즈(Series)가 존재합니다. 미디엄의 시리즈는 모바일의 작은 화면에서 휙휙 넘기며 보기 쉽게 카드 형태로 쓰는 글입니다. 네이버 포스트에서 글쓰기 화면에서 페이지 형태를 '카드형'으로 바꾸면 같은 기능이 됩니다.

 

미디엄과 비교하자면...

미디엄을 분석해서 한국인 입맛에 맞게 바꿔 만들면 이렇게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잡다한데 신경 쓰지 않고 내용에 집중해 글을 쓰고 싶다는 기본은 양쪽 다 충실히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디엄에서 제공하지 않아 아쉬웠던 기능들이 네이버 포스트에는 어떻게든 들어가 있습니다. 에디터가 무겁고 글쓰기 화면이 난잡해지는 등의 반작용도 있으니 이 부분은 고려해야 합니다.

최근 광고 노출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애드포스트라는 자체 광고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글 마지막에 파워링크라는 광고를 넣는 형태로 크게 거슬리진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떤 서비스를 선택하면 좋을까요?

◻︎ 영어로 글을 쓴다, 깔끔한 에디터와 높은 가독성을 원한다 → 미디엄

◻︎ 미디엄의 폰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 작가 심사를 통과할 자신이 있다) → 브런치

◻︎ 배경색 정도는 지정하고 싶다, 글 내용에 집중할 수 있는 깔끔한 블로그를 원한다 → 네이버 포스트

◻︎ 글쓰기 외에 좀 더 많은 기능, 화려한 테마, 커스텀 CSS를 원한다 → 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