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 관람후기
티스토리 모바일웹에는 스킨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CSS를 적용한 일부 내용이 보이지 않거나, 제대로 표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응형웹으로 접속하시면 모바일에서도 깔끔한 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네요.
소개
관람 정보
- 12세 이상 관람가 (주제, 대사, 모방위험)
- 쿠키 영상 없음
- 제76회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
줄거리
싱글맘 '무기노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와 함께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미나토가 이상한 행동을 보이고, 사오리는 뭔가 문제가 있음을 직감합니다.
하지만 원인을 쫓아 방문한 학교에서는 애매모호한 사과로 일을 덮으려 하고, 교장과 담임교사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상한 언행을 보이는데요.
납득하지 못하고 사건을 파고드는 사오리. 그녀는 과연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예고편
감상
하나의 사건에 대해 화자를 바꿔가며 시간대를 반복해서 보여주는 구성이에요. 같은 일을 엄마인 사오리 입장에서, 교사인 호리 입장에서, 당사자인 미나토 입장에서 반복하며 보여주는 형태지요. 앞에서는 몰랐던 사실을 알고 보면 같은 장면이라도 또 다르게 보여 흥미로워요. 작은 반전의 연속이랄까요.
반대로 초반에는 정보가 제한된만큼 '왜 저래?' 싶은 부분이 있어요. 이중 일부는 마지막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대충 분위기로 여지를 남기며 넘어가요. 결말도 열린 엔딩...이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복선이 꽤나 직접적이고 이야기 자체도 살짝 뻔한 맛이 있는만큼 대체로 뒷 이야기를 예상할 수 있어요. 그런만큼 놀라운 반전의 미스터리보다는 흥미로운 구성의 드라마로 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싱글맘 사오리와 신임교사 호리
영화는 사오리의 시점으로 시작해요. 아들과 둘이서 평범하지만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고 싶은 인물이에요. 아이를 사랑하고 걱정하는 어머니 입장에서 편모 가정에 대한 편견, 학교의 안일한 태도와 맞서게 되는데요.
묘하게도 사오리 시점에서는 아들 미나토의 입장이나 속내가 거의 드러나지 않아요. 사오리가 미나토를 붙잡고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도 답은 돌아오지 않지요. 가장 가까운 가족이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솔직할 수 없는 조금 먼 관계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교사인 호리는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하기에, 사오리가 보지 못한 미나토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그게 다 진실은 아니지만요.
사오리가 그랬듯이 호리 역시 미나토를 붙잡고 답을 구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이 경우 대답은 들었으니 그래도 조금 더 진실에 가까웠는지도 모르겠네요.
더불어 신임교사인 호리를 중심으로, 영화는 인간의 밑바닥을 직설적으로 보여줘요. 웃으면서 추문을 퍼트리고, 자신의 안정과 안녕을 위해 타인을 버리고, 편견으로 판단하고 편협하게 결정하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따돌림과 관망, 거짓말 등 아픈 부분을 남기고요.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까발려지는 느낌이네요.
미나토와 요리
마지막은 미나토 시점으로, 미나토와 따돌림을 당하는 친구 '호시카와 요리(히이라기 히나타)' 이야기가 펼쳐져요.
착하기만 한 아이들의 아름답기만 한 이야기는 아닌지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감상도 다를 것 같아요. 괴물이 무엇인지, 내 안에는 없는지 반성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개인적으로는 요리가 너무 해맑아서 씁쓸했어요. 아이들의 어떤 거짓말은 마음을 심란하게 만드네요.
그래도 빗속에서 헤매는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햇살 속에서 과거에는 가지 못했던 곳으로 나아갔으니까요.
인상 깊은 장면이 많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조금씩 달라지는 사오리의 주차, 걷어내도 사라지지 않는 진흙, 거짓이 만들어지는 순간, 행복을 누릴 자격을 말하는 이의 행적, 그리고 괴물 카드까지.
특유의 감성과 느릿한 진행은 호불호가 있을 것 같아요. 전에 일본 영화는 연극 같다고 한 적이 있는데, 이건 일본 드라마에 영화 옷을 입힌 느낌이네요.
음악은 시작부터 끝까지 훌륭했어요. 푸른 하늘 아래 포근한 장면들과 터널처럼 좁고 어두운 장면들의 차이도 좋았구요. 여러모로 드라마 같은 영화입니다.
다시 볼 계획은 없습니다.
관람기록
- 괴물
- 怪物
- CGV 기흥 4관
- 2023년 11월 29일
- ★★★☆ 진흙탕 속 작은 반짝임
- 괴물
- 怪物
- CGV 오리 4관
- 2023년 12월 9일
- ★★★☆ 홀로 빗속에, 함께 빛속에